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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곤지암’ 오아연 “402호 촬영?빨리 끝내고?싶은 마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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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곤지암’ 오아연 “402호 촬영?빨리 끝내고?싶은 마음뿐”

입력
2018.04.2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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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모두가 비명을 질러대는 공포영화 ‘곤지암’에서 유일하게 태연한 캐릭터가 있다. 바로 간호학과 학생을 연기한 ‘호러타임즈’의 막내 오아연(오아연)이 그 주인공이다. 어수룩한 듯하지만 실상은 ‘강심장’을 지닌 캐릭터로 여타 인물들과는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실제로도 겁이 없는 편”이라는 오아연은 사실 ‘호러 퀸’이 되기 위해 “비명 지르는 연습을 매일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영화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 관람평은 물론 SNS에 인증샷이 쏟아졌는데 이런 반응을 예상했나.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었지만 그렇게 될 거라고 믿은 배우는 없던 것 같다. 워낙 개봉일 자체가 비수기인데다 우리 모두 신인 아닌가. 정범식 감독님이 워낙 ‘공포영화의 대가’로 알려진 분이라 우리가 누를 끼치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뿐이었다. 아직도 관객들의 반응이 신기하다. 여전히 단체 채팅방에서 후기 인증샷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웃음)”

-오디션을 보고 ‘곤지암’에 참여하게 됐는데.

“나 뿐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오디션을 보러왔다. 그런 오디션은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은데 들어간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 정신을 쏙 빼놨다. 처음 들어올 때 심사를 보시는 분들이 자기소개를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아마 페이크 다큐멘터리이지만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줄 아는 친구들을 뽑고 싶은 마음이 크셨던 것 같다. 실제 현장인 것처럼 대사를 치고 움직이면서 했다. 내가 맡은 오아연 역 뿐 아니라 지현, 샬롯까지 다 연기해보라고 했다. 끝났을 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 속 캐릭터는 유일하게 태연한 인물이다. 실제 성격과 비슷한가.

“겁이 없는 게 닮았다. 태연하고 의외로 겁이 없는 인물이 영화 속 모습인데 나와 비슷하다. 아마 실제로도 내가 그런 모습이 있기 때문에 캐스팅 된 것 같다. 원래 겁이 없어서 공포를 잘 못 느낀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셨다.(웃음)”

-부산의 폐교(구 해사고)에서 촬영됐는데 폐쇄된 공간에 대한 공포는 없었나.

“공간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나 폐쇄 공포증은 없었다. 먼지가 많고 추워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나마 그것도 덜 추운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장면이 밤에 촬영돼서 힘들었다. 동이 트면 촬영이 끝나서 아침을 먹고 잠을 잤다. 밤에 일어나서 저녁을 먹고 다 같이 촬영했다. 낮과 밤이 바뀌어서 힘들었는데 그만큼 좋은 점도 많았다. 합숙을 하다 보니 배우들과 참 많이 친해졌다. 우리가 주로 영도, 송도에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연기 뿐 아니라 직접 촬영도 했는데 힘들지 않았나.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신인이니까 의욕은 넘쳐서 연기와 촬영 두 가지를 모두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카메라가 수십 대 있다 보니 한 사람 한 사람 얼굴을 보기 힘들었다. 참 탁구공 장면은 내가 찍었다. (웃음) 그 장면을 무섭다고 하는 배우들이 많아서.”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402호 장면을 촬영할 때는 어땠나.

“원래는 시나리오에 물이 있는 장면이 아니었는데 감독님이 수정하셨다. 배우들 모두 발에 랩을 두르고 있었다. 물소리가 주는 섬뜩한 느낌이 있다. 공간이 막 무서운 건 아니었는데 어둠 속에 우리만 있고 발을 조금만 움직여도 ‘찰랑’ 소리가 났다. 상대방이 공포에 질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게 다 연기라는 생각보다 빨리 여길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때부터 저절로 눈물이 났다.”

-정범식 감독은 촬영장을 어떻게 진두지휘했나.

“감독님은 새로운 시도를 위해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하셨다. 배우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셔서 인터뷰를 할 때마다 우리 이야기를 빼놓지 않으시더라. 촬영하면서 느낀 감독님은 굉장히 똑똑하신 분이었다. 구성, 배치, 인물 설정 등이 정신없이 휘몰아치셨을 텐데도 영화에 많은 재미를 숨겨 놓으셨다. 늘 우리의 의견을 물었고 아이디어도 존중해주셨다.”

-영화에 담긴 정치적, 함축적 의미에 대해 알고 있었나.

“감독님께 여쭤보기도 했고 배우들과 함께 촬영했기 때문에 대충은 알고 있었다. 그 의미들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는데 그게 또 재미있더라. 감독님이 스포일러를 단단히 방지해 두셨다. (웃음) 최대한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도록 남겨놔야 한다고.”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롤모델은 나문희 선배님이다. 선배님처럼 가늘고 길게 가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하고 싶다. 많은 사랑을 한 번에 받는 것도 좋겠지만 그러다보면 힘든 일이 생기고,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도가 흔들릴 것 같다는 생각을 짧게나마 한 적이 있다.”

-자신만의 차별화 된 매력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독립영화를 찍을 때는 주로 이별이나 슬픈 감정 연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곤지암’, 드라마 ‘조작’에서 밝은 이미지를 연기할 때 처음에는 어색했다. 친한 사람들 외에는 그런 이미지를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성숙한 이미지도 있고 밝은 모습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눈물 연기에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또 밝은 게 편하다. 나를 알아가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데 동문 중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있나.

“변요한 선배랑 같은 작품(‘미스터 선샤인’)에 나오는데 아직까지 마주칠 일이 없었다. (웃음) 변요한 선배님이나 김고은 선배님과 함께 연기 해보고 싶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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