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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기자

등록 : 2017.04.17 20:00
수정 : 2017.04.17 20:31

“삼성 출연금은 직권남용죄? 뇌물죄?” 검찰의 결론은…

등록 : 2017.04.17 20:00
수정 : 2017.04.17 20:31

“둘다 성립 실체적 경합 관계”

재판서 법원 판단 구할 듯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서 가장 주목됐던 쟁점 가운데 하나는 삼성그룹이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 등의 정확한 성격에 대한 최종 결론이었다.

지난해 말 1차 수사를 진행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와 공모해 ‘직권을 남용한 결과’로 판단했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고 봤다. 돈을 낸 기업을 한쪽에서는 강요의 피해자로 봤고, 다른 쪽은 뇌물공여자로 봐 상충될 수밖에 없었던 만큼 2차 수사를 맡은 검찰이 어떠한 법 논리로 이 난제(難題)를 돌파할지 관심이 집중됐었다.

검찰이 고심 끝에 선택한 해법은 ‘실체적 경합’(여러 개의 행위로 여러 범죄가 발생)이었다.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수사팀 내에서 직권남용죄냐, 뇌물죄냐를 두고 여러 의견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일단 양자를 실체적 경합관계로 보고 이미 직권남용ㆍ강요 혐의로 기소된 최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한 특검과 판단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의 수사 결론을 검찰이 뺀다거나 하면 절차적인 면에서 혼란이 가중될 수도 있어, 향후 재판 과정에서 법원 판단을 구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검찰 내에선 직권남용과 뇌물 중 양자택일을 하는 게 옳다는 등 이견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어려운 법률용어지만 ‘실체적 경합’이란 예컨대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물건을 훔쳤을 때 ‘주거침입죄’와 ‘절도죄’가 각각 성립하는 경우를 뜻한다. 박 전 대통령 사례에 대입해 보면,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삼성 측에 재단 출연금 납부를 요구한 순간 직권남용ㆍ강요죄가 성립하나, 그 이후 경영권 승계 등 이재용(49ㆍ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정 청탁을 받았을 때부턴 뇌물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에서 재단 출연금을 받아낸 전체 과정을 단계별로 쪼개 직권남용 행위와 뇌물수수 행위라는, 서로 다른 2개 행위가 결합된 결과로 본 셈이다. 검찰은 앞서 최씨에게 직권남용ㆍ강요죄를 적용했던 삼성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2,800만원, 롯데그룹의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금 70억원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뇌물죄와 실체적 경합관계’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아직 명시적인 관련 판례가 없는 만큼, 향후 재판과정에서 “우리는 강요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삼성이나 롯데 측과의 불꽃 튀는 법정 공방은 불가피하게 됐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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