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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몸 낮췄지만… 목청 커진 비노 '혼란의 새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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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몸 낮췄지만… 목청 커진 비노 '혼란의 새정치'

입력
2015.05.0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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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ㆍ제도 등 모두 바꾸겠다"에 "친노 패권 정치 청산 약속부터"

낙선 인사 위해 광주 찾았지만 "진정성 없다" 민심마저 냉랭

천정배, DJ묘역 참배 일정 연기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4일 광주 서을 재보선 패배 낙선인사차 광주 서창동 발산경로당을 찾아 지역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4일 광주 서을 재보선 패배 낙선인사차 광주 서창동 발산경로당을 찾아 지역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평생 ‘2번’만 찍었는디 이번엔 큰 아들이랑 사위들이 절대 2번 찍지 말라고 합디다. 문재인 대표나 광주 국회의원들 모두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안하요. 문 대표님 주변에 광주 민심을 지대로 전달해 준 인재도 없다고 하고라.”

4ㆍ29 재보선 참패를 겪고 당 대표로는 이례적으로 ‘낙선 인사’를 하겠다며 4일 광주 서구 서창동 마을회관을 찾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향해 권모(74)씨는 따끔한 한마디를 던졌다. 문 대표는 재보선을 통해 확인된 광주의 이반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당내 일각의 반대에도 광주행을 택했지만 그를 맞는 광주의 민심은 냉랭했다. 이날 오후 문 대표가 광주공항에 도착하자 시민 20여 명은 ‘문재인은 더 이상 호남 민심을 우롱하지 말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진정성 없는 문재인 대표의 광주 방문을 반대한다”며 “선거에서 졌다면 당 대표로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데 그런 자세가 없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문 대표는 최대한 몸을 낮춰야 했다. 그는 이날 광주의 마을회관, 경로당 3곳을 찾아 “광주 시민들께서는 자식 같은 새정치연합에게 따끔한 채직찔을 하셨다”며 “또 진즉 (야당이) 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저희가 그 뜻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반성의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어 문 대표는 “(호남에서) 기득권 세력으로 행세해 왔으니 이제 모두 내려놓고 외부의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며 “내년 총선 때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표는 앞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사람ㆍ제도ㆍ정책ㆍ당의 운영방식 등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개혁 대상으로 사람을 가장 먼저 언급하며 인적 쇄신을 예고한 점이 눈에 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인재영입위원회를 가동해 새로운 피 수혈에 나서고 홍보위원장, 윤리심판원장 등을 당 밖에서 모시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내 혼란은 쉽게 가라 앉을 분위기가 아니다. 당 안팎에서는 문 대표가 진정성을 보이려면 측근 인사들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에서 “우리 모두 물러나지 않겠다면 최소한 (친노) 패권정치 청산 약속 등 구체적 방안을 실천해야 한다”며 “당 대표가 되면 친노에게 불이익을 주겠다 했는데 과연 친노가 불이익을 받았느냐”고 반발했다.

한편 광주발 야권 개편의 키를 쥐고 있는 천정배 무소속 의원은 5일로 예정했던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 내 DJ 묘역 참배 일정을 7일로 미뤘다. 이에 따라 매주 화요일 DJ묘역을 찾는 동교동계 인사들과 만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동교동계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천정배 신당설’이 급속히 번지고 있는 가운데 괜한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그러나 천 의원 측 관계자는 “광주에 급한 일정이 생겨 미뤄진 것일 뿐 다른 뜻은 없다”며 “일정을 다시 잡아 야권 어른들이나 선배들을 찾아 인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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