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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자들만의 리그? 개포주공8단지 중도금 대출 길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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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자들만의 리그? 개포주공8단지 중도금 대출 길 막혔다

입력
2018.03.0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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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로또 중의 로또’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집단대출이 무산됐다. 가장 면적이 작은 가구도 1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개포8단지 분양가를 고려할 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서민들이 이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사실상 막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투기 억제를 위해 고액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집단 대출을 막은 것이 오히려 부자들의 재테크 기회만 늘려줬다는 비판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개포8단지 재건축 아파트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시공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ㆍ현대엔지니어링ㆍGS건설)은 이날 분양계약자의 중도금 집단대출에 보증을 서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7월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을 제공하지 않도록 규제하자,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예비청약자 대상 설명회에서 “중도금(분양가의 60%)의 3분의 2(분양가의 40%)에 대해 시공사가 보증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집단대출 보증이 무산되면서 분양계약자는 분양가의 60%에 이르는 중도금을 자력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관계자는 “개포8단지 부지 구입에 1조3,000억원이 든 상황에서 굳이 정부 정책에 반해 보증 부담을 질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서민들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점은 아쉽지만 땅값 등으로 이미 많은 돈을 쓴 우리 입장에선 더 이상 무리를 하지 않고 원칙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업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실무관청인 구청 등과 접촉해야 하는 건설사로서는 경제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은 이상 당국 방침에 반기를 들기 어렵다는 의미다.

최근 높은 분양가로 인해 계약 불발이 이어진 ‘과천 프루지오써밋’ 사태 등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관계자는 “정부 측에서 직접 압박을 받거나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며 “오히려 우리 역시 프루지오써밋과 같은 미계약 사태를 겪을 가능성을 더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수지타산만 따지는 건설사와 치밀함 없이 정책을 집행하는 정부 탓에 결국 부자들 배만 불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GS건설은 개포8단지처럼 고가였던 ‘반포 센트럴자이’ 분양 당시 소극적 자세로 중도금 보증에 나섰다가 ‘부자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주려는 것이냐’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며 “개포8단지 시공사는 이마저도 포기했으니 ‘앞으로는 현금 10억원 이상 들고 있는 부자가 아니라면 강남에서 집 살 생각은 하지 말라’는 게 정설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분양 승인이 떨어지면 즉시 입주자 모집공고를 낼 방침이다. 전체 1,996가구 중 1,690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전용면적 84㎡ 이하 분양 물량은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정하며 예비당첨자 비율은 80%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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