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희 기자

등록 : 2017.03.15 11:51
수정 : 2017.03.15 11:51

대통령기록물 폐기돼도 감시 방법 없어

등록 : 2017.03.15 11:51
수정 : 2017.03.15 11:51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난 지 사흘째인 지난 14일 청와대사랑채의 청와대관에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전시돼 있다. 고영권 기자

국기기록원 “이관자료 목록도 청와대 만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생산된 문건이 폐기되거나 은닉돼도 이를 감시ㆍ검증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준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국가기록원은) 이관을 받으면 목록과 기록물을 검수해 문제가 생기면 조치한다”면서도 “(이관 검수에 사용되는) 목록도 생산기관에서 만든다”고 설명했다.

결국 청와대 등에서 검찰 수사 자료가 될 수 있는 자료를 의도적으로 폐기하거나 은닉해도, 이를 국기기록원이나 외부 기관이 감시 또는 검증할 수단은 없는 셈이다.

이 기록관장은 기록물이 폐기되면 이를 검증할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재차 이어지자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대통령기록물법)에 폐기ㆍ은닉 시 징역, 벌금 등 강력한 처벌규정이 있다”며 “생산기관에서 함부로 법을 어기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해 사실상 기록물 폐기ㆍ은닉 여부를 생산기관의 양심에 맡길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대통령기록관에 따르면 기록관 직원들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10일 청와대와 첫 회의를 열었고, 13일부터 청와대에 파견돼 이관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직원들은 이관의 준비를 지원하는 인력일 뿐, 각종 기록물을 정확히 이관하는 것은 기록물을 생산한 청와대 등의 영역이라고 이 기록관장은 설명했다.

이 기록관장은 또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지정기록물 지정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법령을 보면 권한대행과 당선인에게 지정기록물 지정권한이 있다”며 “지정범위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기 때문에 전임 대통령(박 대통령) 기간 중에 작성된 문건도 지정기록물 지정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기록물 이관 작업은 차기 대통령 취임 전에 완료한다는 방침이지만 기록물 지정작업이 지연돼 이관작업에 차질이 생겨도 이를 처벌할 규정 역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록관장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일을 겪은 만큼, 이번 이관작업을 마친 이후에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을 전반적으로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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