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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LCC 설립… 항공업계 시장 포화 ‘난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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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LCC 설립… 항공업계 시장 포화 ‘난기류’

입력
2017.03.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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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승객 10명 중 6명이 이용

올해 플라이양양 등 5곳 법인 추진

기존 업체는 항공기 추가 도입기로

아시아나ㆍ진에어 등 요금인상

과잉 경쟁에 ‘제2 한성항공’ 우려

정비 인력 부족 승객 안전도 위협

LCC 1위사인 제주항공이 신규 도입한 보잉 737-800 항공기가 6일 김포공항에 착륙해 있다. 이 항공기는 31일부터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증편 노선에 투입된다. 2013년 13대에서 시작한 제주항공은 올해 6대 신규도입을 마치면 총 보유 항공기가 32대로 늘어난다. 제주항공 제공
LCC 1위사인 제주항공이 신규 도입한 보잉 737-800 항공기가 6일 김포공항에 착륙해 있다. 이 항공기는 31일부터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증편 노선에 투입된다. 2013년 13대에서 시작한 제주항공은 올해 6대 신규도입을 마치면 총 보유 항공기가 32대로 늘어난다. 제주항공 제공

#1. 강원 양양공항을 거점지로 운항할 저비용 항공사(LCC) ‘플라이양양’은 내달 항공운송사업면허 신청서를 다시 제출키로 했다. 기존 사업계획서에 담긴 취항계획 노선을 중국 대신 일본, 동남아 등으로 확대하기로 수정한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항공기 대수(3대 이상), 자본금 규모(150억 이상) 등의 면허발급 요건은 갖췄으나 취항계획을 고려할 때 운영 초기 재무적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달 신청서를 반려하자 그 보완책을 마련한 것이다. 플라이양양 관계자는 “사드 사태로 중국 대신 타 지역 관광객을 우선 유치하기로 했고, 취항 준비도 끝나 면허만 나오면 11월부터 운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2. K에어항공(가칭)은 청주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사용하기로 지난달 충북도, 한국공항공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K항공 역시 기본요건을 갖춘 상태라 현재 진행중인 국토부와 취항계획 노선 협의만 마치면 바로 면허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재무안정성을 갖춘데다 신품 항공기 도입에, 항공수요가 뒷받침 되는 청주공항을 사용하기 때문에 조기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CC 시장이 항공사 난립과 과잉공급으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내선 승객 10명 중 6명이 LCC를 탈 정도로 장악력이 급속히 커지면서 신규 LCC 사업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에어서울이 출항한 데 이어 올해 취항을 준비중인 곳만 5개사에 이른다.

28일 국토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 사업을 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하거나 추진 중인 곳은 플라이양양, 에어대구, K에어항공, 남부에어, 포항에어 등 총 5곳이다. 사업 진행이 가장 빠른 플라이양양, K에어항공에 이어 대구를 기반으로 한 에어대구도 법인 설립을 마친 상태다.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할 남부에어도 출범을 위해 경상남도와 영남권 5개 시ㆍ도 상공회의소 회원들이 자본금 1,000억원을 출자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항공사 설립 타당성 용역이 8월쯤 나올 예정이라 이르면 올해 말 운항에 들어갈 것”이라며 “여객 수요가 늘면 지역경제도 함께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LCC도 항공기를 늘리며 시장 주도권 지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국내 6개 LCC가 신규 도입할 항공기만 20대로, 한 회사가 평균 20대를 이미 보유한 것을 감안하면 새 LCC 1곳이 생기는 셈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실속 여행객이 늘면서 국제선 LCC점유율도 5년 전에 비해 3배 늘었다”며 “대형항공사들이 취항하지 못했던 국내외 틈새노선을 파고들기 위해 항공기 6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과잉경쟁으로 기존 항공사까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5년만에 국내선 운임 인상을 결정한 게 대표적이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LCC와 경쟁노선인 국내, 일본, 중국, 동남아 비중이 63%이상을 차지해 결국 수익성 감소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비용 항공사도 마찬가지다. 진에어가 지난 1월말 주말ㆍ성수기 등의 할증 운임을 5%가량 인상한 데 이어 최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도 최대 11%까지 요금을 올렸다. 제주항공도 30일부터 인상된 운임을 적용한다. 업계에서는 LCC의 과잉 경쟁으로 항공사 파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2000년대 중반 한성항공과 코스타항공, 영남에어 등 10여개 업체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다 결국 파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선의 경우 제주노선이 8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운행이 편중돼 있는데다, 국제선도 특정 도시 외에는 관광객이 많지 않아 LCC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구조”라며 “올해는 사드사태, 유가상승 등으로 영업환경마저 악화됐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항공정비 인력과 인프라가 취약해 승객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항공기 정비문제 등으로 회항, 지연 등이 잇따르자 지난해 국내 LCC 안전강화 대책을 발표하며 항공기 1대당 정비사 12명을 보유하도록 권장했으나 제주항공을 제외한 대부분 LCC는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정비 부족으로 항공안전이 위협받고 있지만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숙련된 정비사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국내 정비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기 전까지는 외국인 정비사 고용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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