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지선 기자

등록 : 2016.05.30 18:38
수정 : 2016.05.30 18:38

“인후암 수술받는 고통에 비하면 금연은 쉽습니다”

등록 : 2016.05.30 18:38
수정 : 2016.05.30 18:38

미국서 증언형 금연광고 출연한 숀 라이트씨… ‘금연의 날’ 맞아 방한

“담배 오래 피우면 병 걸릴 건 뻔해”

미국 증언형 금연광고에 참여했던 숀 라이트씨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목에 삽입한 음성 보철기를 누른 채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있다. 장기간 흡연으로 40대 중반에 인후암 판정을 받은 라이트씨는 후두 제거 수술 후 음성 보철기에 의존해 소리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담배를 끊는 건 어려운 일이죠. 제 경우 수술 후에도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거울을 보면 그런 마음이 싹 사라져요. 한국 흡연자분들도 저를 교훈 삼아 금연하시길 바랍니다.”

30일 오전 ‘세계금연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에서 개최된 국제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미국인 숀 데이비드 라이트(55)씨는 세미나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당부했다. 라이트씨는 2012년 미국에서 방송됐던 증언형 금연광고(암 등 흡연으로 인해 피해를 경험한 흡연자가 직접 광고에 출연하는 광고)인 ‘과거 흡연자로부터의 조언(Tips from former Smokers)’에 출연했다.

그는 “오랜 기간 담배를 피우면 병에 걸리는 건 시간 문제”라며 “내가 겪은 고통을 겪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14살 때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 매일 한 갑 반 이상씩 30년 간 담배를 피웠다는 그는 40대 중반에 인후암 판정을 받고 후두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받는 고통에 비하면 담배 끊는 게 더 쉽습니다. 인후암 판정 6개월 전에라도 담배를 끊었으면 후두를 제거하지 않았을 텐데, 시간을 되돌리고 싶네요.”

장기간 흡연으로 겪는 고통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인공 후두를 삽입한 지 7년이 지났지만 목에서는 여전히 이물감이 느껴지고, 90일 마다 인공후두를 교체해야 한다. 여가로 즐겼던 아마추어 밴드 활동은 수술 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할 수 없게 됐다. 목에 삽입한 음성 보철물을 눌러 대화를 할 수는 있지만, 기계가 내는 쉰 소리는 거칠다.

숨기고픈 이야기를 대중 앞에 공개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증언형 광고를 통해 많은 이들이 건강한 삶을 되찾기 소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담배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끼고 당당해지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실제 그가 광고에 출연하자 직장 동료 4명은 담배를 끊었다.

국내에도 이르면 12월 라이트씨가 출연한 광고처럼 암 환자 등이 등장하는 증언형 금연광고가 도입될 전망이다. 성창현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과장은 “과거 폐암에 걸린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나와 금연을 당부하는 광고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보통사람들의 일상의 사례를 중심으로 증언형 금연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증언형 금연광고로 금연시도율이 12% 증가했으며, 1만7,000여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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