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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대학, 유학생 유치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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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대학, 유학생 유치 ‘동상이몽’

입력
2016.03.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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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학령ㆍ생산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

대학은 당장의 대학평가ㆍ재정충당에 매몰

엇갈리는 이해관계에 외국인 유학생만 피해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2000년대 들어 연평균 증가율 23%라는 비약적 속도로 늘어났다. 2001년 ‘외국인 유학생 유치확대 종합방안’, 2004년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를 필두로 한 정부의 유학생 유치 정책과 이에 호응한 일선 대학의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2000년 3,963명에 불과하던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9만1,332명으로 처음 9만 명을 돌파했다.

정부와 대학은 대학 국제화의 양대 주역으로 협력하지만, 유학생 유치에 있어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정부는 학령인구 및 생산인구 감소, 이공계 인력 부족, 유학수지 적자 등 교육 현장을 둘러싼 구조적 변화를 외부인재 수혈로 대처하려는 복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 및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수 유학생 유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선 대학은 대학평가 개선, 재정 충당 등 당면과제 해결에 외국학생 유치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유학생 인증제 등 정부 시책에 호응할 경우 예산 지원을 기대할 수 있고, 무엇보다 유학생은 정원 외 모집이 가능해 이들의 학비로 가외수입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학생 유치동기는 대학 간에도 엇갈린다. 박소진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상위권 대학은 국제화 지표 향상을 통해 대학평가를 개선하려는 의도가, 지방 및 중하위권 대학은 열악한 대학 재정을 충당하려는 의도가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짚었다.

이렇다 보니 유학생 유치 정책을 두고 정부와 대학의 균열이 갈수록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는 2012년부터 4년제 및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ㆍ관리역량 인증제’(이하 유학생 인증제)를 시행하며 유학생 관리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인증을 받은 대학이 평가 대상의 4분의1 수준일 만큼 현장 변화는 더디다. ▦중도탈락률 및 불법체류율 ▦외국인 유학생 다양성 ▦재정건전성 ▦어학능력 ▦건강보험 가입률 ▦기숙사 제공률 등 6대 인증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대학에 꼭 득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재정건전성을 높이려 장학금 지출을 줄이면 유학생 유치가 어려워지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ㆍ영어 능통 유학생 비율 30% 이상’이라는 인증 조건 역시 4년제 대학 중 절반만 충족하고 있다.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정부와 대학의 정책적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한국을 찾은 외국인 유학생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정부는 대학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정책을 입안하고, 대학 또한 유학생을 받아들일 만한 여건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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