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2일 오전 전남 순천시 아랫장시장에서 노관규 후보와 함께 사죄의 절을 하고 있다. 순천=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2일에도 호남 표심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다. 물밑 신경전이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가 이날 호남을 재방문하자 국민의당에서는 문 전 대표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박주선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차기 대권 후보를 감안한 정치이고, 선거 때만 되면 상습적으로 일어나는 식상한 표 구걸”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은 “몸은 호남에 있지만, 마음은 대권, 수도권 표밭에 있고, 호남을 또 한번 우롱하는 것”이라며 ‘호남 홀대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설명할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날 광주에서 열린 여성노동자와의 만남 자리에서 그는 “‘호남홀대론’, ‘친노 패권주의’는 저 때문에 나온 말”이라며 “제가 정치를 안 했다면, 제가 앞서가는 대선 주자가 아니었다면, 제가 당 대표가 아니었다면, 제가 호남분과 경쟁하지 않았다면…(안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홀대론’이 전당대회 당시 라이벌이던 박지원 의원이 사용하던 공격 프레임이라는 의미다.
양측은 ‘김대중 정신’의 적통 문제를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정동영 국민의당 후보는 11일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김대중 정신이라는 것을 꼭 아들 셋 중에 막내아들이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을 정조준했다. 김 위원장은 뒤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의 DJ 적통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어제 오늘 사이에 정동영 천정배 후보, 권노갑 전 고문 등 아버지를 모셨던 분들이 국민의당을 간 것을 놓고 ‘국민의당은 김대중당’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그렇게 따지면 2012년 한광옥 한화갑 전 의원이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 선언을 했으니 정부 여당이 김대중 정신을 계승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12일 전북 전주 전북대 앞에서 가진 지원유세에서 “다른 분은 몰라도 그 분(정동영)은 그러면 안 된다. 인간의 의리에 맞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광주ㆍ전주=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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