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지현 기자

등록 : 2017.01.23 17:27
수정 : 2017.01.23 20:59

야당 개편안에 비해 강도 약해 난항 예고

건강 보험 정부 개편안 국회 통과 가능성은

등록 : 2017.01.23 17:27
수정 : 2017.01.23 20:59

野 “단계적 부과 방안 반대”

정부보다 과감한 수술 의지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주관으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 공청회에서 토론자들이 정부 개편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정부가 내놓은 건강보험료 개편안은 야당이 앞서 내놓은 개편안과 방향은 비슷하지만 강도는 훨씬 약하다.

정부안은 단계적 전환을 제시하고 있지만, 야당안은 과감한 수술을 담고 있다. 야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정부안의 국회 통과를 자신하기는 쉽지 않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난해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구분을 없애고 소득을 중심으로 단일한 부과기준을 적용하도록 하는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자영업자, 은퇴자 등 지역가입자들은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자동차, 주택에까지 건보료가 부과되고 있는데, 이는 건보료 부과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직장가입자로 있다가 실직을 하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오히려 건보료가 대폭 오르는 등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안은 재산ㆍ자동차 보험료 부과에 대해 폐지보다 단계적 축소를 택했다.

야당안은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제도의 전면 폐지도 담고 있다. 직장인 한 명에게 가족이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으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건강보험 피부양자는 2,049만명에 이르러, 고액 자산가들까지 건보 무임승차가 가능하다. 김종대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2014년 11월 퇴임하면서 자신이 직장가입자인 아내의 피부양자로 등재되는 점을 언급하며, “수천만원 연금소득과 5억원 넘는 재산을 가진 건보공단 이사장이 퇴임하면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안 내게 된다”고 부과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전 이사장은 퇴임 후 민주당의 건보료 부과체제 개편안 마련을 주도했다. 하지만 정부안은 종합소득 기준 3,400만원 이하, 또 9억원 이하 집을 갖고도 소득이 1,000만원 이하인 이들에 대해서까지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시켰다. 최저보험료에 대한 인식 차도 크다. 소득이 전혀 없는 이들의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현행처럼 3,000원대 최저보험료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일정기준 이하의 이들에게는 1만3,100원(1단계)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직장가입자의 경우도 야당은 ‘모든 소득’을 보험료 부과 대상으로 보고 있다. 반면 정부는 투자소득, 임대소득 등 ‘보수 외 소득’에 대해서는 3,400만원(1단계, 3단계는 2,000만원)까지는 건보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보수 외 소득 기준인 7,200만원 초과에서 부과 대상이 많아지긴 했지만 야당 안에 비해서는 후퇴했다.

인재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안 공청회’에서 “이원화된 부과체계의 불형평성 논란을 끝내기 위해서는 소득에 비례한 보험료 부과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며 “소득파악의 한계성이 더는 개혁을 미루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의 개편방향은 소득을 중심으로 하고 재산을 당분간 보조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지만 지역가입자에 대한 자동차보험료 부과를 존치시키는 것은 이런 방향과도 배치된다” 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개편안이 ‘현실적 대안’임을 강조한다. 완전한 소득파악의 어려움이 있고 연금소득자 등 신규 부담자의 형편 또한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상반기에 법 개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개편안을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의 안과 비교해 국회 내에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국회 논의과정에서 지연돼 차기 정부로 공이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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