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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는 죽음의 바다… 난민들의 터키 정착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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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는 죽음의 바다… 난민들의 터키 정착 도울 것”

입력
2016.06.20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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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던 남동생 익사로 결심

터키서도 꿈꿀 수 있게 도와요”

“에게해는 더 이상 희망의 바다가 아닙니다. 동생처럼 허망하게 죽는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난민들의 터키 정착을 돕겠습니다.”

2년 전 남동생의 손을 잡고 고향을 떠나올 때 소잔 아트라쉬(26ㆍ사진)의 꿈도 유럽을 향해 있었다. 하지만 터키에 도착한 직후 꿈은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렸다. 불법 난민선을 타고 유럽으로 향하던 남동생이 지중해에서 익사했다는 소식에 아트라쉬는 절망하고 말았다. 9일 터키 이즈미르의 바스마네에서 만난 아트라쉬는 “그렇다고 좌절할 수만은 없었다”면서 “동생이 죽은 뒤로 난민들이 더 이상 죽음의 바다를 건너지 않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난민들이 터키에 정착할 수 있도록 터키어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물론 법률 자문, 의료 서비스 등에 대한 조언을 남기며 시리아 난민들을 돕고 있다.

_난민 지원활동의 계기는.

“남동생이 그리스로 가다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모든 희망을 잃어버렸었다. 혼자서 터키에서 살 자신도 없었다. 하지만 난민들이 동생과 같이 죽어가고 있다는 뉴스를 보며 유럽으로 가는 죽음의 행렬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럽행 배를 타려는 시리아 난민들을 일일이 만나 만류하면서 정착을 권유했다.”

_난민 정착 지원 활동은 어떤 것인가.

“시리아 난민들의 정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터키어를 배우는 일이다. 터키에서 말이 통하지 않으면 학교도 다닐 수 없고 직업도 갖기 힘들다. 터키어를 배우는데 적어도 60리라(2만4,000원)를 내야 한다며 포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친구들과 페이스북을 통해 시리아 난민들을 대상으로 터키어를 무료로 가르쳐주고 있다.”

_성과가 있나.

“터키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한 시리아 난민이 터키 의대에 진학해서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적이 있다. 이제 그들도 꿈을 꿀 수 있게 된 것 같아 뿌듯했다.”

_시리아 난민들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터키 주민들도 많다.

“터키인들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어떤 터키인들은 시리아 난민들이 집을 구하거나 사는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도 한다.”

-향후 활동 계획은.

“시리아 난민들이 모여 터키어를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나 사무실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난민 지원 활동을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직업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나 시리아에서 전쟁이 끝나면 곧바로 고향인 알레포로 돌아가고 싶다. 아버지가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다.”

이즈미르(터키)= 글ㆍ사진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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