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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모 기자

등록 : 2018.04.17 18:03

독일 유명 디자이너 “미투 운동 지긋지긋해” 발언 논란

칼 라거펠트, 프랑스 패션지 '누메로' 인터뷰에서

등록 : 2018.04.17 18:03

칼 라거펠트. 위키피디아

유명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84ㆍ사진)가 외신 인터뷰에서 “미투 운동이 지긋지긋하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라거펠트는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로, 프랑스 브랜드 ‘샤넬’ 수석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질끈 동여맨 머리, 검은 선글라스, 정장 차림이 트레이드 마크다.

라거펠트는 지난 12일(현지시각) 프랑스 패션잡지 ‘누메로’와의 인터뷰에서 ‘미투(#MeToo)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성추행 폭로에 나선 모델들이 피해 기억을 되살리기까지 수십 년이나 걸리는 게 놀랍다”며 “(심지어) 목격자도 없다”고 말했다.

라거펠트는 “미투 운동이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제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델들에게 어떤 자세가 편한지 일일이 물어봐야 할 만큼 패션계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라거펠트는 그러면서 최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영국 출신 유명 디자이너 칼 템플러를 두둔했다. 라거펠트는 “한 모델이 바지를 내리는 문제를 놓고 템플러에게 불평하자, 패션계에서 퇴출됐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믿을 수 없다. 만약 바지를 내리는 게 싫다면 모델이 되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사람은 차라리 수녀원에 들어가는 게 마음 편할 것”이라며 “거기엔 당신을 위한 자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라거펠트의 인터뷰는 트위터 등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 됐다. 그가 수석 디자이너로 있는 브랜드 ‘샤넬’에 대한 불매 운동 조짐까지 포착됐다. 지난해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66)의 성범죄를 처음 폭로한 배우 로즈 맥고완(44)은 16일(현지시각) 인스타그램에 ‘아이린’이라는 이름의 수녀와 찍은 사진을 올린 뒤 “수녀님께서는 여성 혐오자인 당신을 용서해주실 것”이라며 라거펠트의 발언을 비꼬았다. 맥고완은 또 ‘샤넬 보이콧’이라 적힌 해시태그를 올리고 “노을처럼 지는 여성혐오와 함께 라거펠트 당신도 사라질 시간”이라고 일침을 놨다.

로즈 맥고완(사진 왼쪽) 인스타그램 캡처

1952년 가족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이주, 국제양모사무국의 코트 콘테스트 1위에 입상하며 디자이너로 데뷔한 라거펠트는 ‘샤넬’ 등 여러 명품 브랜드의 수석 디자이너로 일하며 현대 패션계 기틀을 닦은 인물로 평가된다. 라거펠트는 이번 논란에 대해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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