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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경기장 곳곳 철새도래지… AI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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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경기장 곳곳 철새도래지… AI ‘비상’

입력
2017.11.21 16:5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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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 봉송로 AI발생지역 제외

“올해 발생한 H5N6형 유전자

지난해와 성질 다를 수 있어

인체 감염 예방에도 신중해야”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던 강원 양양군 남대천과 경기 안성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저병원성 바이러스로 확진됐다고 농림축산식품부가 21일 밝혔다. 양양에서는 H5N3형과 H5N2형, 안성에서는 H5N2형이 검출됐다. 평창동계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강원 지역은 한시름 놓게 됐지만, 내달부터 철새가 본격적으로 유입돼 방심하긴 이르다.

매년 12~1월 사이 전국적으로 120만~130만 마리의 철새가 상륙하는데다, 철새들이 자주 찾는 원주 원주천ㆍ섬강, 강릉 남대천ㆍ경포호 등이 올림픽 경기장들과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열리는 2, 3월까지 하루 평균 10만명이 개최지를 찾을 전망이어서 주변 지역 농가들은 AI 확산 저지를 위한 사투를 벌여야 한다.

강원도에 따르면, 강릉은 408개 농가에서 16만7,350마리, 평창은 583개 농가가 6만363마리, 정선은 438개 농가가 9,897마리의 가금류를 키우고 있다. 정부와 강원도는 우선 올림픽 개최지 인근 농가 중 차단방역이 취약한 소규모 농가 250곳을 대상으로 가금류를 미리 도축해 비축하거나 출하하는 등의 방식으로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 고창 오리농가와 전남 순천만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잇따라 확진됐고, 철새 도래기까지 다가와 AI 확산에 대한 공포감은 커지고 있다. 통상 AI는 서해와 남해 농경지를 주로 찾는 오리ㆍ기러기류에 의해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양성 조류가 많이 찾는 동해안 라인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강원 중부 이북 지역은 보통 하천이나 개울이 얼어 철새들이 머물지 않는 편이지만 한파가 몰아치는 지역을 피해 언제든 철새들의 주요 서식지는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올림픽이 치러지는 2~3월엔 철새들이 북상을 시작해 먹이와 분변 활동이 더 활발해 지고, 대만ㆍ일본 등 남쪽에서 서식하던 철새들도 우리나라를 경유할 수 있다.

농가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AI 감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전북ㆍ전남 지역에서 확진된 H5N6형 바이러스는 과거 국내에서 발생했던 H5N8형, H5N1형보다 인체 감염 위험이 높은 유형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H5N6형은 유전자 정밀검사 결과, 중국에서 10명(2014~2016년)의 사망자를 냈던 H5N6형과 유전자 성질이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올해 발생한 H5N6형의 유전자 성질은 지난해와 또 다를 수 있으므로 우선 인체감염 예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당국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재홍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보통 인체감염은 가금류와의 직접 접촉을 통해 일어나지만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사람, 물류 이동과 접촉을 통해서도 인체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I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올림픽 성화 봉송로도 AI 발생 지역을 비켜간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20일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전남 순천 생태습지를 봉송 경로에서 긴급 제외했다. 향후 전북 지역에서도 AI 발생 상황을 살펴 성화봉송 경로를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올림픽 성화는 오는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전북 지역을 지나간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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