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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성 기자

등록 : 2017.07.16 17:46
수정 : 2017.07.16 21:34

수리온 비리, 朴의 동창 장명진 방사청장 정조준

감사원, 한국형 헬기 감사

등록 : 2017.07.16 17:46
수정 : 2017.07.16 21:34

동체와 엔진 등 ‘총체적 부실’

결빙 못 막는데도 전력화 강행

장명진 청장 의도적 봐주기 의혹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

지난달 업무상 배임이 의심된다는 감사원의 요청으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장 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강대 전자공학과 동기동창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조3,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이 부실덩어리 무기체계라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방위산업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KAI로서는 설상가상의 상태가 됐다. 감사원은 특히 부실한 수리온을 실전 배치하는 과정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강대 동창생인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이 개입된 정황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KAI 방산 비리 사건 범위가 ‘윗선’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감사원은 지난해 3월 시작된 고강도 감사를 통해, 수리온이 결빙 방지 성능과 낙뢰 보호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엔진 형식 인증을 거치지 않아 비행 안전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발표했다. 더불어 감사원은 수리온이 결빙 관련 성능 규격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2016년 12월 전력화 재개 결정을 내린 장 청장과 이상명 한국형헬기사업단장, 팀장 A씨 등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

국방 당국은 2005년 3월 방사청 주관으로 한국형헬기사업단을 꾸려 KAI에 수리온 개발을 맡겼다. KAI는 2012년 7월 수리온 개발에 성공했고 육군은 현재 모두 60여대의 수리온을 도입, 운용 중이다. 그러나 수리온이 세 차례나 엔진 이상으로 추락하거나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방사청은 2015년 미국 기관에 성능 시험을 의뢰했고, 지난해 3월 엔진 공기 흡입구 등에 허용량 이상의 결빙 현상이 발생하는 등 101개 항목 중 29개가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통보 받았다. 이에 방사청은 수리온 납품을 중단했지만 KAI가 지난해 10월 ‘2018년 6월까지 성능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안을 제출하자 납품 재개를 승인했다.

나아가 방사청이 전력화 재개를 위한 논리를 개발해 국방 당국의 동의도 유도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방사청은 또 KAI가 결빙 성능 규격 완화를 요청하자 안전에 영향을 주는 규격은 특별한 이유 없이는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규정을 바꿔가면서까지 부탁을 들어주고 적용 시점도 2018년 6월로 미뤄준 것으로 밝혀졌다. 방사청의 부적정한 조치 탓에 수리온의 비행 안전성에 심각한 위협이 초래됐을 뿐 아니라 규격 적용 유예로 업체에 물리지 못하게 된 지체배상금 4,571억원 등 재정 손해를 국가가 입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공을 넘겨 받은 검찰은 우선 장 청장 등 방사청 간부들이 정책적 과오 수준을 넘어 KAI의 사업을 의도적으로 봐주려고 개입한 물증을 확보하는 데 수사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노후 헬기 도태 등 전력화가 시급하다는 점도 인정될 수 있는 만큼 물증 없이 형법상 배임죄를 묻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국방 당국 주변에서는 검찰 수사가 윗선 개입 여부 규명으로 번질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74년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장 청장은 박 전 대통령과 같은 과 동기동창으로, 연구실에서 도시락을 함께 먹을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이런 인연으로 박근혜 정부는 2014년 민간 전문가로 장 청장을 파격 발탁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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