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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캐릭터 전문 김강우 "'써클'에선 울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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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캐릭터 전문 김강우 "'써클'에선 울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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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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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우는 “어느덧 15년 동안 연예계에서 잘 버텨온 내 스스로에게 엉덩이 두드려주며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김강우는 “어느덧 15년 동안 연예계에서 잘 버텨온 내 스스로에게 엉덩이 두드려주며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렇게 운 적이 또 있을까 싶어요.”

다른 배우도 아닌 김강우(39)가 “울보”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우는 연기야 배우라면 당연한 작업이지만, 센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김강우를 떠올리면 살짝 어색하기도 하다. ‘연기파’ ‘성격파’라는 수식어가 붙는 그이기에 더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강우는 최근 종영한 12부작 tvN 드라마 ‘써클: 이어진 두 세계’(‘써클’)에서 거의 매회 울었다. 겉으로는 카리스마가 넘친다. 2017년 현재와 2037년 미래를 번갈아 조명한 ‘써클’에서 미래세계의 강력계 형사 김준혁을 연기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시청자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눈물 많은 형사였다. 잃어버린 동생 김우진(여진구)을 찾는 형이자, 그가 찾은 우진이가 복제인간이라는 사실이 그를 울보로 만들었다. 최근 한국일보와 만난 김강우는 “완전히 울보예요, 울보”라며 ‘써클’에서 “우는 장면이 엄청 많았다”고 말했다.

김강우는 캐릭터의 몰입도가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몇 안 되는 배우다. 그래서 영화계나 방송계 관계자들은 그를 두고 “그 역할에 미친 사람처럼” 연기한다고 평가한다. 향락에 빠진 연산군(‘간신’)과 출구 없는 야망으로 두 얼굴을 드러낸 채도우(‘남자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광기 어린 연기의 ‘교본’을 보는 듯하다.

센 캐릭터를 수월하게 연기하는 탓일까. 최근 들어 스릴러와 미스터리 장르에선 빼놓지 않고 김강우를 찾는다. 긴장감 있게 극을 끌고 가는 젊은 배우가 흔치 않아서다. 김강우는 남다른 몰입도에 대해 “그렇게 안 하고는 못하겠다”고 했다. “촬영 현장에서 오해를 받는” 한이 있어도 배역에는 집중하려고 한다는 거다. “상당히 예민한 편”이라, 현장에서 “말을 하면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에 가만히 앉아 중얼중얼대며 대사를 연습하는 스타일이란다.

이런 집중력은 연기로 발현된다. 그의 선 굵은 연기는 작품이 끝날 때마다 ‘김강우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를 낳는다.

김강우는 스릴러 등 장르물이 “살아있는 캐릭터가 연기할 재미를 준다”고 했다. 그래서 그의 다음 작품도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사라진 밤’(가제)이다. 배우 김희애와 부부로 출연해 대학 교수이자 비밀을 지닌 남편을 연기한다.

“수년째 재발견이라는 건 파도 파도 새롭다는 칭찬 아닐까요(웃음)? 저는 제 직업을 길게 보고 있어요. 그런 평가들이 제게는 버틸 수 있는 힘이 됩니다. 15년 간 이 일을 해왔으니 스스로도 장하다고 엉덩이 두드려주며 저를 달래죠. 지금 아들만 둘인데 그 애들이 대학갈 때까진 일을 해야 하고… 너무 현실적인가요? 하하.”

가족 얘기가 나왔으니 안 물어볼 수 없다. 배우 한혜진의 언니와 결혼해 두 아이를 둔 아빠이자, 축구스타 기성용과는 동서지간이다. 가족이나 육아 예능프로그램이 늘어나는 요즘 섭외 전화가 끊이지 않을 듯하다. “가족관계가 독특하니 아무래도 ‘유혹의 손길’이 많았다”는 그는 “아이들을 위해 TV 출연은 조심스럽다”고 했다. 아직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단지 배우 자녀라는 이유로 출연을 강요할 순 없다는 거다. 그렇다면 아이가 커서 배우가 된다고 한다면? “지금 같아선 안 시켜요. 너무 힘들고 외로운 직업이에요. 만약 그걸 이겨낼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요.”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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