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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비용] 새 제품 먼저 사용ㆍ설명해주는 ‘언박싱’을 아시나요

입력
2018.03.31 09:0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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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제품을 한 번에 언박싱하는 ‘하울’도

유튜브 등에 수백개 영상 올려

접하기 힘든 제품 사용 경험 공유

대학생 A씨는 물건을 사기 전 꼭 유튜브(youtube)에서 ‘OO언박싱’, ‘OO 리뷰’를 검색해 본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새 모델로 바꾸려고 언박싱, 리뷰 영상을 열심히 찾았다. 출시 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제품인데도 이미 수백 개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전자제품뿐만 아니다. 필기구, 편의점 식품, 의류 등 다양한 물건을 주제로 한 영상을 찾아본다. 영상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구입 할지 여부, 물건 종류를 정한다.

언박싱(unboxing)이란 말 그대로 ‘상자를 연다’는 뜻으로 제품의 개봉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보통 영상 앞부분에는 새로 나온 전자제품을 먼저 사용한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들이 복잡한 내용물과 조작 방법을 설명한다. 새 제품을 쉽게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이 이 영상을 찾게 되면서 주로 20~30대 사이에 널리 퍼지게 됐다. 상자에 담겨 있는 제품의 포장을 풀어헤치고 제품을 쓰면서 느낀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이 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특히 디자인, 기능 면에 있어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제품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언박싱의 가치는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제품만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장난감을 주제로 한 언박싱은 단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언박싱 영상을 즐겨 본다는 직장인 B씨는 구입 결정을 내리기 위한 지침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제품을 사용하고 난 뒤 자신이 느낀 장단점을 비교적 솔직하게 알려줍니다. 포털사이트의 추천 정보, 광고나 홍보 콘텐츠에서는 접하기 힘든 정보죠. 거기에는 뻥튀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꾸밈이 돼 있잖아요. 반면 언박싱은 세련되지는 않지만 꾸밈없는 정보를 제 눈높이에 맞게 골라 볼 수 있기 때문에 결정하기에 훨씬 도움이 많이 됩니다.”

언박싱에서 파생된 ‘하울’ 도 젊은 세대의 결정을 좌우하는 수단으로 떠올랐다. 하울이란 ‘수레로 나르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haul)에서 유래했다. ‘화장품 하울’, ‘패션 하울’ 등으로 표현되는 하울은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언박싱하는 영상물로 일종의 확장형 언박싱이다.

전문가들은 언박싱, 하울 등 영상물이 호응을 얻는 트렌드는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정보에만 의존하려는 2030세대의 정서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박진수 대학내일20대연구소 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정보 생산과 유통의 주요 통로가 되면서 진실인지 여부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늘고 있다”면서 “언박싱 영상이 인기를 얻는 것도 그나마 정보를 왜곡하거나 속이지 않는다는 신뢰를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이영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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