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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가 되고 싶었어" 부인 몰래 길냥이 키운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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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가 되고 싶었어" 부인 몰래 길냥이 키운 할아버지

입력
2017.04.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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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세 지미 씨는 그동안 아내 몰래 뒷마당에서 고양이 가족을 키워오다 새끼 고양이가 태어나면서 들통났다. 실비아 트위터
85세 지미 씨는 그동안 아내 몰래 뒷마당에서 고양이 가족을 키워오다 새끼 고양이가 태어나면서 들통났다. 실비아 트위터

선한 웃음 뒤에 감춰진 무서운(?) 비밀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반려동물을 몹시 원했던 할아버지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아내 몰래 길고양이 가족을 키웠다.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던 그의 비밀은 새끼 고양이가 태어나고 3주가 지나 들통이 나고 말았다.

동물전문매체 도도는 최근 푸에르토리코에 거주하는 85세 지미 씨의 지극한 길고양이 사랑을 보도했다. 그의 사연은 손녀 실비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는 "할아버지가 뒷마당 헛간에서 비밀리에 고양이 가족을 돌보고 있었다"며 "원래는 한 마리였지만 며칠 사이 새끼 고양이들이 태어났다"고 트윗했다.

지미 씨가 돌보던 고양이가 새끼 두 마리를 낳아 가족을 꾸렸다. 실비아 트위터
지미 씨가 돌보던 고양이가 새끼 두 마리를 낳아 가족을 꾸렸다. 실비아 트위터

지미 씨가 아내와 함께 거주하는 마을에는 길고양이가 많다. 동물을 사랑하는 그는 길고양이들에게 자주 밥을 챙겨주곤 했다. 손녀는 할아버지가 남은 음식을 몰래 뒷마당으로 가져가 고양이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 중 임신한 한 고양이는 지미 씨와 각별하게 친했다. 그는 고양이가 만삭이 되자 집으로 데려와 보살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내는 길고양이가 집 주변에 머무는 것조차 꺼렸기 때문이다.

아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고민하던 지미 씨는 묘안을 냈다. 아내가 자주 들르지 않는 뒷마당 헛간에 고양이를 데려다 놓은 것이다. 그는 새로 태어날 고양이들을 위해 헛간을 아늑하게 꾸몄다. 곧 고양이 두 마리가 태어났고, 그는 매일 아내에게 들킬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헛간에 들러 고양이를 돌봤다.

길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던 아내는 남편이 키우던 길고양이의 딱한 사정을 듣고 헛간을 내줬다. 실비아 트위터
길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던 아내는 남편이 키우던 길고양이의 딱한 사정을 듣고 헛간을 내줬다. 실비아 트위터

그러나 비밀은 오래가지 못했다. 고양이가 새로 태어나고 3주째 되던 날, 아내가 집 뒤편 헛간이 길고양이 가족의 보금자리가 된 광경을 목격한 것이다. 손녀는 트위터를 통해 "할머니는 이 사실을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길고양이 가족의 딱한 사정에 공감했다"며 "당분간은 헛간을 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미 씨는 고양이들이 새로운 가족에게 입양될 때까지 돌봐줄 예정이다. 실비아 씨는 "할아버지는 워낙 동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놀랍지 않다"며 "사랑스러운 고양이 가족이 할머니의 마음도 녹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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