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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목소리로 말하는 AI 비서…자꾸 말 걸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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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목소리로 말하는 AI 비서…자꾸 말 걸고파~

입력
2017.07.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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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빅스비, 서유리씨 음성 추가

SKT도 소녀시대ㆍ엑소 등 검토

이용자들 “재밌다” 반응 많아

소비자 욕구 맞춰 다양해질 듯

“사람 같은 자연스러움이 관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8로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쓰고 있는 모습(위). 최근 빅스비 한국어버전에 방송인 서유리(아래)씨 목소리가 새로 추가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8로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쓰고 있는 모습(위). 최근 빅스비 한국어버전에 방송인 서유리(아래)씨 목소리가 새로 추가됐다.

“빅스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뻐?”

같은 질문에 어제는 “빅스비도 거울에 물어보고 싶네요”라고 답하더니, 오늘은 “백설공주랍니다. 상식이죠”라고 말한다. 아직 사람만큼은 아니지만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다른 대답을 내놓는 인공지능(AI) 비서의 매력이다. 사용할수록 똑똑해지는 AI 비서와 계속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이런 궁금증에 휩싸인다. ‘이 목소리는 대체 누굴까?’

결론을 미리 공개하자면, AI 비서의 목소리는 대부분 전문 성우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성우가 동일한 환경에서 많게는 수만시간 분량의 문장을 녹음한 다음 음향, 운율 등 목소리 특징을 추출해 만들어낸 가상의 소리다. 녹음 분량이 많을수록 실제 목소리와 같아진다.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AI 스피커 ‘누구’를 선보인 SK텔레콤은 성우 목소리 녹음에만 6개월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왼쪽)와 SK텔레콤의 '누구'. 각 사 제공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왼쪽)와 SK텔레콤의 '누구'. 각 사 제공

업체들이 전문 성우 목소리를 선호하는 건 발화(發話)가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개성이 강하지 않아서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최근 AI 비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 친근하거나 신기한 목소리로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용자들이 자꾸 말 걸고 싶어지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삼성전자 빅스비에 추가된 방송인 ‘서유리’ 목소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기존 남자, 여자 목소리에 성우 출신으로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등 다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서씨의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이용자들은 세 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국내 출시된 AI 비서 가운데 유명인 목소리를 도입한 건 빅스비가 처음이다.

이용자들은 대체로 “재미있다”는 반응이지만, 일부에서는 “서유리 같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서씨가 수개월 간 직접 녹음한 음성 데이터를 활용했다”며 “서씨 목소리 특징을 뽑아내 만든 목소리로 문장을 읽는 방식이라 듣기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 같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중 출시 예정인 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 미니'(위)와 8월 출시 예정인 네이버의 스피커 '웨이브'. 각 사 제공
3분기 중 출시 예정인 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 미니'(위)와 8월 출시 예정인 네이버의 스피커 '웨이브'. 각 사 제공

AI 비서 목소리로 서씨 같은 연예인을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강한 편이다. 연예인은 영상에서 목소리를 추출할 수도 있어 개발 시간, 비용도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6월 카카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AI 비서 목소리로는 배우 공유, 박보검, 가수 아이유 등이 꼽혔다. 지난 17일 SM엔터테인먼트와 전방위적인 콘텐츠 협력을 약속한 SK텔레콤도 한류 팬들을 겨냥해 AI 비서 누구에 소녀시대, 엑소 등 SM 소속 연예인들의 목소리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유명인의 목소리를 도입하는 데는 위험도 따른다. 자칫 AI 비서가 하는 말을 해당 연예인 자체의 발언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빅스비 출시 전 목소리 좋기로 유명한 가수 호란을 빅스비 목소리로 낙점했다가 부정적 여론이 일면서 바꾸기도 했다. IT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를 처음 내놓을 때는 특정 이미지가 덧씌워지지 않도록 신원을 알 수 없는 목소리를 넣는 게 보통이지만, 소비자 욕구에 맞춰 점점 다양해질 것”이라며 “어떤 목소리든 꾸준히 투자해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만드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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