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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또는 비’ 대신 ‘쌓이는 눈’… 수도권 기상예보 정확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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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또는 비’ 대신 ‘쌓이는 눈’… 수도권 기상예보 정확도 높인다

입력
2016.12.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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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ㆍ수직 전파로 기상요소 식별

이중편파 레이더 이달부터 운영

강수량 정확도 84%로 향상 기대

기상청이 5일부터 서울 신림동 관악산에서 운영 중인 이중편파 S-밴드 기상레이더 돔. 10분에 10회 회전하고 잠시 멈췄다 다시 도는 레이더는 반경 240㎞에 전파를 쏘며 수도권 지역 기상을 관측한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이 5일부터 서울 신림동 관악산에서 운영 중인 이중편파 S-밴드 기상레이더 돔. 10분에 10회 회전하고 잠시 멈췄다 다시 도는 레이더는 반경 240㎞에 전파를 쏘며 수도권 지역 기상을 관측한다. 기상청 제공

12일 오후 서울 신림동 관악산 정상 근처의 칼바위 봉우리(해발 640m). 축구공 반쪽 모양의 하얀색 돔은 말 없이 창공을 주시하고 있었다.

보는 사람에게 궁금증을 자아내는 시설 안에는 25억원에 달하는 고가 기상장비 ‘이중편파 S-밴드 기상레이더’가 들어있다. 직경 8.5m의 레이더는 관악산으로부터 반경 240㎞, 서울 전역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에 무형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준항 기상청 레이더운영과장은 “이중편파 레이더가 설치되면서 과거 4종류에 그쳤던 기상 관측자료를 지금은 2배로 수집 가능해 강수 형태를 구체적으로 예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달 초부터 관악산에서 이중편파 기상레이더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편파 레이더란 수평 방향으로만 전파가 방출되는 기존 ‘단일편파 레이더’에 수직으로 나가는 전파가 더해진 형태다. 비유하자면 한쪽 눈으로 보던 사물을 양쪽 눈으로 보게 되는 셈이다. 레이더는 전파를 쏜 뒤 되돌아 온 신호를 분석해 측정 망에 있는 물체를 식별하는 장치다. 전파 형태가 다양하면 비구름 등 기상 요소를 식별하는 정확도가 올라간다.

이중편파 레이더는 2014년 백령도를 시작으로 경북 청송 면봉산과 전남 진도, 부산 구덕산, 관악산까지 전국에 모두 5곳 설치돼 있다. 2019년까지 11곳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기상 선진국인 미국에는 현재 160대의 이중편파 레이더가 운영 중이다.

신형 장비의 도입은 기본적으로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따라 집중호우나 홍수 등 빈번히 나타나는 이상기후 현상을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이중편파 레이더 운영으로 기대되는 가장 큰 효과는 강수량 추정 값의 정확도가 향상된다는 점이다. 2014년 기준 60%에 머물렀던 정확도가 2020년에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 가까운 84%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국지적으로 많이 내리는 비를 미리 예상해 재난에 대비할 수 있다.

동시에 기존 레이더로는 ‘눈 또는 비’ 정도로 예보했던 것을, 앞으로는 눈인지 비인지 우박인지 정확히 나눠 예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편의도 향상될 전망이다. 전준모 기상청 기상레이더센터장은 “눈으로 내려 쌓일지, 진눈깨비에 그칠지 구분이 가능해지면 지방자치단체가 제설작업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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