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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오른 새누리 혁신위… 잠룡들 레이스도 서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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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오른 새누리 혁신위… 잠룡들 레이스도 서막 올랐다

입력
2014.09.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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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김무성과 갈등설 염두 둔 듯 "둘 간의 경쟁이 있다면 혁신 경쟁"

김무성·김문수 양강 구도 속 이완구·최경환 가세 '4룡 체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나경원 의원 등 당내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들이 29일 국회에서 특위 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가진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나경원 의원 등 당내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들이 29일 국회에서 특위 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가진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29일 첫 회의를 갖고 본격 가동되면서 여권 내 잠룡들의 레이스도 동시에 점화된 분위기다. 당을 책임지는 김무성 대표와 혁신위를 이끌 김문수 위원장 간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원내사령탑인 이완구 원내대표와 정부의 경제 수장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까지 가세하면서 여권 4룡(龍)체제가 갖춰지는 모양새다. 원내외 잠재적 대선주자들까지 합치면 1997년 신한국당 시절 9룡 시대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혁신위 첫날부터 차기 주자간 팽팽한 신경전

잠룡간 각축장이 예고됐던 혁신위는 첫 회의부터 차기 대권 주자간 팽팽한 신경전으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먼저 김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어떤 분들은 김 대표와 저 사이에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경쟁이 있다면 혁신의 경쟁”이라며 “제가 현역 의원도 아니고 맡은 당직이 없기에 김 대표가 위원장이라는 생각을 갖고 혁신위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혁신위 출범 전부터 권한을 놓고 김 대표와 갈등설이 제기됐던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부담을 털고 갈 수밖에 없다는 듯한 뉘앙스였다.

김 대표는 개헌 문제를 제기하는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제동을 걸며 과열로 흐르는 분위기를 완화시키는 데 주력했다. 원 지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권력을 내려놓는 데서 국민 동의가 올 거라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권력은 직선 대통령과 내각제가 함께 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권력 구조에 대해선 말씀을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회의에서 김 대표와 김 위원장의 갈등이 표면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 대표가 김 위원장을 끌어 들이고, 김 위원장이 다른 잠룡들을 끌어들인 것 자체가 양강 주자 각자에게 쏠리는 부담을 분산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만큼 양강 사이의 갈등은 언제라도 촉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날 회의는 잠룡들간 경쟁의 서막을 올렸다는 데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양강 구도에서는 김 대표가 일단은 당 대표로서 비교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실제 다음달 중국 방문에 김 위원장과 비주류 맏형격인 이재오 의원의 동행을 추진하고, 고강도 당무감사와 조직개편에 나서는 등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도 혁신위원장 외에 자신의 지역 기반이자 포스트 박근혜 주자를 찾고 있는 대구ㆍ경북(TK) 지역에 공을 들이는 등 조심스럽지만 강한 드라이브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여권 내 4룡간 경쟁 본격화...9룡 시대 재연?

당 안팎에서는 여권의 권력분점 양상을 봤을 때 한 동안 대권 구도는 김 대표와 김 위원장의 양강 체제에 이 원내대표와 최 부총리까지 가세한 4룡간 대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원내대표 경우 당 안팎에서 차기 총리 1순위감으로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세월호 협상 과정에서의 존재감 등을 감안했을 때 내년 5월까지 원내대표직을 대과 없이 마무리한다면 차기 대선주자로서 욕심을 내봄직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기에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각종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초이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면서 인지도를 끌어 올리고 있는 최 부총리 역시 주변에서 대권 도전 얘기가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이른 감이 있지만 혁신위발(發) 잠룡간 경쟁으로 촉발된 대선 구도가 1997년 대선 당시 신한국당의 9룡(이회창 이홍구 이인제 이수성 이한동 김덕룡 최형우 최병렬 박찬종) 시대를 재연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룡 외에 당내에서는 이인제 김태호 최고위원과 나경원 유승민 의원 등이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기회를 엿보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고, 원외에서는 정몽준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대권 도전을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예열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미 혁신위에 합류한 홍준표 경남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를 비롯해 남경필 경기지사 등 도백 그룹도 언제든지 대선 가도에 올라탈 수 있다는 예상이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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