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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도 관리한 국정원... 블랙리스트 오른 연예인 "가히 충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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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도 관리한 국정원... 블랙리스트 오른 연예인 "가히 충격적"

입력
2017.09.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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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가정보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엔터팀’을 만들어 콘텐츠를 영화계 뿐 만이 아니라 방송가도 관리 대상으로 삼았다.

11일 여러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은 방송 관계자들을 만나 프로그램 제작 동향을 파악했다. 방송 관련 단체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박근혜 정부 초기까지 1년에 몇 번 꼴로 국정원 직원이 찾아왔다”며 “요즘 방송 프로그램 동향과 ‘이 프로그램 어떠냐’ 등의 의견을 물어봤다”고 말했다. 방송의 대중적인 파급력이 워낙 큰 만큼 프로그램 제작 동향에 대해서 유독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실제로 방송 담당 수집관을 따로 둬 SBS ‘물은 생명이다’ 특집 행사 관련 4대강 사업 비판 자체 등을 방송사에 요청했다.

국정원이 이날 ‘문화ㆍ연예계 블랙리스트’를 발표하자 당사자와 업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블랙리스트’가 있을 줄은 알았지만 실제로 국정원이 문건을 만들어 특정 연예인 지원을 배제하고 활동 탄압을 지시했다고 드러나서다. 국정원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한 방송인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놀랐다.

이 명단에는 가수 고 신해철과 김장훈도 있었다. 신해철의 최 측근인 이모씨는 “(블랙리스트에)이름에 올라 있는 걸 확인하니 안타깝고 씁쓸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해철은 이명박 정부의 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 등에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 이후 연예 활동에 적지 않은 제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 등에 참여해 온 김장훈은 2015년 부당한 외압에 시달렸다며 “최근 1년간 방송 출연 제약, 세무조사, 프로포폴 투약 조사 등 이상하고 석연치 않은 일들을 겪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번 국정원 조사와 별도로 정부 기관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문화 탄압 사례를 더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룹 시나위 기타리스트인 신대철은 “이번 국정원 블랙리스트는 50년 전으로 퇴보한 정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한탄하며 “아직도 문화계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정부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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