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소영 기자

등록 : 2017.12.01 17:06
수정 : 2017.12.01 18:14

‘친족성폭력’, 전체 성폭력 상담 가운데 10%

[사소한소다]<60>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 통계 2006~2016 들여다봤더니

등록 : 2017.12.01 17:06
수정 : 2017.12.01 18:14

지난 8월 31일 인천시 중구 인천본부세관이 압수한 '몰래카메라'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성폭력 피해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우선 찾는 것이 전문 상담기관이다. 경찰보다 전문 상담기관을 먼저 찾는 것은 피해자가 마땅한 대처방법을 모르는 상황에서 피해 지원 등 전문적인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성폭력상담소다. 이 곳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들과 상담을 가진 뒤 심리적, 의료적, 법률적 지원을 제공한다.

그만큼 국내 성폭력 사건과 관련된 많은 통계 자료를 갖고 있다.

피해자 가해자 관계는? 직장 내 1위… 연인ㆍ부부도 꾸준히 늘어

한국성폭력상담소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발표한 상담 통계를 분석한 결과 피해자의 성별은 여성이 90% 이상으로 압도적이지만 남성 피해자 비율도 2006년 2.5%에서 지난해 6.1%까지 늘었다. 성폭력 가해자 성별은 지난해 기준으로 남성이 여전히 93%에 이른다.

성폭력이 아는 사람 사이에서 더 많이 벌어진다는 사실도 통계로 입증됐다. 상담 건수를 분석 결과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아는 사람인 경우는 2006년 83.5%에서 지난해 87.1%까지 늘어났다.

아는 사람 중에서도 가해자가 최근 발생한 한샘 사건처럼 같은 직장에 다니는 경우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비중은 2014년 20.7%에서 지난해 27.2%까지 증가했다. 과거나 현재의 부부 또는 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성폭력도 2006년 7.9%에서 지난해 10.4%로 뛰었다.

친족, 친인척 간 발생한 성폭력 범죄 상담건수는 지난해 137건에 이르지만 정작 법적 대응으로 이어진 사례는 불과 6건(4.3%) 뿐이다. 피해자들이 어렸을 때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고 나중에 성폭력이라고 인지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공소시효를 놓치기 때문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친족간 성폭력 범죄는 매년 꾸준하게 전체 상담의 10%대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며 “피해자의 권리 보장과 치유, 회복을 위한 제도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간 상담 줄고 성희롱 늘어… 불법 촬영 상담 증가

성폭력 피해 상담 유형은 비중에 따라 강제추행, 강간, 성희롱 순이다. 강간은 2006년 전체 상담 건수 가운데 36%에서 지난해 29%까지 떨어졌다. 성희롱은 2006년 10.7%에서 2012년 7.2%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13.2%로 다시 증가했다. 강제추행은 40% 언저리를 계속 유지했다.

성폭력 범죄 유형 중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은 불법 촬영 피해다. 흔히 몰카라고 부르는 불법 촬영 피해 상담은 2006년 1.5%에서 지난해 4.3%로 비중이 커졌다.

불법 촬영 피해도 모르는 사이(12%)보다 현재나 과거의 데이트 상대 등 친밀한 관계(26%)에서 발생한 경우가 더 많았다. 서로 동의했거나 동의 없이 찍은 사진 및 동영상을 연인 관계가 끝난 뒤 상대의 동의 없이 인터넷에 유포하는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도 여기 해당한다.

상담 통계, 불법촬영과 스토킹 범죄 공론화의 ‘리트머스 시험지’

이 같은 성폭력 상담 기관의 통계는 성폭력 범죄에 대한 법적 대책을 마련하는 근거가 된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불법 촬영 범죄와 스토킹 범죄에 대한 제도적 개선 움직임이다.

지난 9월 정부는 불법 촬영 범죄를 일컫는 몰카라는 용어대신 불법성을 강조한 불법 촬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또 초소형 변형 카메라 수입 관리와 불법촬영 탐지 , 불법 촬영 영상물 유포자의 처벌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스토킹도 피해자에게 심한 공포와 불안을 지속적으로 일으키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할 뿐만 아니라 불법 촬영, 강간, 성추행 등 2차 피해로 이어지기 쉬워 심각한 범죄로 지적돼 왔다. 따라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2012년 경찰청에서 스토킹 범죄를 벌금 8만원의 경범죄로 구분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시민단체 등에서 처벌 수위가 낮다고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제 20대 국회에서는 스토킹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 보호 및 재판시 피해자를 배려하는 내용을 담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1호 법률안으로 발의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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