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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치 무차별 발길질에… 고교 핸드볼 선수 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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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치 무차별 발길질에… 고교 핸드볼 선수 뇌사

입력
2017.02.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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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서 교사 욕 했다는 이유로

핸드볼부 6명 단체기합ㆍ폭행

1명이 뇌출혈 의식 잃었는데

응급조치 않고 2시간이나 방치

뒤늦게 병원행… 의식 못 찾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를 누비고 싶었던 고교생 핸드볼 선수의 꿈이 코치의 무차별 폭행으로 산산조각 났다. 폭행을 당한 학생은 2시간가량 학교에 의식을 잃은 채 방치됐다가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다. 코치는 당시 이 학생 말고도 5명을 더 구타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경찰과 피해학생 가족 등에 따르면 서울 성북경찰서는 K대 부속고등학교 핸드볼부 소속 A(18)군을 폭행해 뇌사 상태에 빠트리게 한 혐의(폭행치상 등)로 핸드볼부 코치 최모(32)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최씨는 25일 오전 10시쯤 학교 체육관 내 샤워실에서 A군을 포함한 핸드볼부 학생 6명이 학교 교사들에 대해 욕하는 것을 듣고, 이들을 훈련장에 집합시켜 기합을 주면서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1시간 가까이 엎드려 뻗치기를 시켰으며, 중간에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인 학생들에게는 발로 걷어차는 식으로 폭행했다. 특히 몸이 왜소해 기합을 견디지 못한 A군과 주장 B군에게는 발로 머리와 복부를 5회, 2회씩 타격했다. 당시 폭행을 당한 한 학생은 “주장은 주장이라는 이유로, A는 제대로 엎드려 있지 못한다는 이유로 (최씨가) 때렸다”고 말했다. 당시 감독은 개인 신상을 이유로 부재 중이어서 핸드볼부 내에서는 이를 제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A군은 폭행을 당한 직후 뇌출혈로 곧바로 의식을 잃었지만, 응급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동료 학생들이 A군을 업어 휴게실로 옮겨 놓은 뒤 2시간이 흘러도 깨어나지 않자 그제서야 학부모에 연락해, 폭행 사실을 털어놨다는 게 동료 학생들과 A군 가족 측 얘기다. 학생들은 “평소에는 친절하고 때리는 일이 없었던 코치”라면서도 “맞고 나서 (A군이) 움직이지 않았지만 (코치로부터) 응급 조치를 하라거나 경찰에 신고하라는 지시를 받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A군은 이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이틀에 걸쳐 두 차례 장시간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가족들은 몸에 든 시퍼런 멍 앞에 가슴을 치면서 “속 한 번 안 썩이고 핸드볼 밖에 몰랐던 아이“라며 “곧바로 병원에 데려가기만 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접수한 뒤 곧바로 피해학생들과 최씨를 불러 폭행 경위 등을 조사했으며, 조만간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최씨는 경찰에서 혐의 대부분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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