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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왕세자 승계’ 채비하는 엘리자베스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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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왕세자 승계’ 채비하는 엘리자베스 여왕

입력
2018.04.20 17: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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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퇴임 준비’ 관측도 나와

찰스, 싸늘한 여론 달래기 안간힘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오른쪽)과 아들 찰스 왕세자가 19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 궁에서 열린 영국 연방 정상회의 중 여왕 주최 만찬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여왕은 이날 영연방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현재 자신이 맡고 있는 영연방 수장 자리를 아들 찰스 왕세자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버킹엄궁=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오른쪽)과 아들 찰스 왕세자가 19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 궁에서 열린 영국 연방 정상회의 중 여왕 주최 만찬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여왕은 이날 영연방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현재 자신이 맡고 있는 영연방 수장 자리를 아들 찰스 왕세자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버킹엄궁= 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92세를 맞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질서 있는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의 후계자로 70세 아들 찰스 왕세자를 공식 지명하면서다. 이로써 영국 왕실의 왕위 계승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포스트 여왕 시대를 이끌어갈 ‘킹 찰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이 맡고 있는 영국 연방(Commonwealth) 수장 자리를 찰스 왕세자에게 물려 주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1953년 즉위한 여왕이 후계자에 대해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찰스 왕세자는 최장수 재위 기간을 자랑하는 여왕 때문에 역대 최고령 왕세자로 66년째 대기 신세였다.

여왕은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영국연방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영국 연방이 미래 세대를 위해 안정성과 지속성을 제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결정할 때가 되면, 1949년 내 아버지(조지 6세)가 시작한 이 중요한 일을 찰스 왕세자가 계속해서 수행했으면 한다. 그게 나의 진정한 소망”이라고 말했다. 영국연방은 영국과 과거 영국 식민통치를 받았던 국가들로 구성된 모임으로, 1949년 출범 이래 현재 53개 나라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영국연방 수장은 세습되는 게 아니라, 회원국들의 동의로 뽑힌다. 가디언은 “여왕의 생일(4월 21일) 하루 전에 회원국들이 여왕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할 것”이라며 승계 절차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BBC 방송은 회원국들 사이에서 영국 연방 수장 자리를 돌아가며 맡자는 제안도 있었다고 전했다. 회원국들은 20일까지 여왕의 추천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한다.

여왕은 그간 후계자에 대해서 말을 아껴왔다. 때문에 찰스 왕세자가 아닌 다른 인물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번 언급으로 이런 의심을 일거에 해소하게 됐다.

일각에선 이번 후계자 지명으로 고령의 여왕이 생전 퇴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최근 여왕과 평생을 함께했던 반려견의 마지막 후손이 세상을 떠나게 돼 상실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여왕의 시대 저무는 듯, 반려견 먼저 떠나다) 여왕은 자신이 죽은 이후 왕실견만 남겨지는 것을 슬퍼하며 2015년부터 후손을 못 남기도록 했다. 그러나 여왕은 이날 건강한 얼굴로 나타나, 손님들을 일일이 맞이하며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

여왕이 공개 추천 형식을 빌어 찰스 왕세자를 후임자로 못박은 데는 ‘킹 찰스’에 대한 안팎의 비토 여론을 잠재우고, 차기 왕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인다.

회원국은 고사하고 당장 영국에서도 찰스 왕세자의 인기는 시들하다. 1997년 사망한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와의 이혼과 내연녀 커밀라 파커 볼스와의 재혼 등으로 영국 국민들의 신망을 잃은 게 결정타였다. 승계 서열 2순위인 윌리엄 왕자(36)를 소환하는 목소리도 비등했다. 그러나 92세 고령의 여왕은 지난해 1차 세계대전 종전 99주년을 맞아 열린 영령기념일(전몰 장병 추도일) 행사를 찰스 왕세자에게 맡기는 등 차분하게 업무를 이양해왔다.

찰스 왕세자 역시 금명간 닥칠 왕위 계승에 대비해 싸늘해진 여론을 달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BBC 방송은 “찰스 왕세자가 영국연방 국가 중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를 비롯해 회원국들을 잇따라 직접 찾아 공을 들여 왔다”고 보도했다. 찰스 왕세자는 지난해 자신이 왕위에 오르게 되면, 버킹엄궁에 거주하지 않는 대신 박물관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왕실 개혁가 이미지 만들기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na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영국왕실가계도/ 신동준 기자/2018-04-20(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영국왕실가계도/ 신동준 기자/2018-04-20(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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