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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아침을 여는 시] 돈 쥬앙이 오전에 온다

입력
2015.09.2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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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마술사 돈 쥬앙과 만나신 적이 있는지? 특별히 준비는 필요 없어요. 그는 느닷없이 전보를 치니까요. 화장을 고칠 겨를도 없이 마음속에 반달 하나와 빛나며 솟아오르는 분수 몇 개를 떠올리면 그가 와있어요. 그는 전설과 악명을 동시에 몰고 다니죠, 저는 시인의 돈 쥬앙이 참 마음에 들어요. 어떤 사랑이든 남들에게는 진부한 노래 같지만 모차르트는 ‘아, 어머니께 말씀 드릴게요’라는 당시 유행 가요를 가져다 멋진 피아노 변주곡을 만들었대요.

돈 쥬앙은 우리에게 귀띔합니다. ‘한 사람을 다 안다고 말하지 말아요. 한 영혼에는 여러 개의 변주곡과 무수한 연주와 난해한 무조음악이 함께 들어있어요. 이제 당신은 그를 알 차례인데 참 좋을 거야.’ 시인 휠덜린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어요. “휘페리온, 어떤 사람 앞에서 완전히 이해했다고, 즉 그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그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언젠가 당신은 나에게 이야기하셨지요.”

진은영 시인ㆍ한국상담대학원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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