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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위에 선 자 180도 뒤바뀌다… 與 역학구도 뒤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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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위에 선 자 180도 뒤바뀌다… 與 역학구도 뒤흔드나

입력
2015.04.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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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겨눈 사정 부메랑으로

"미증유의 메가톤급 부패 스캔들,

중도혁신의 신보수 시대 열어야"

비박, 공개적으로 당 쇄신 목소리

친박은 대규모 세미나 회동 불구, 현안엔 철저 함구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손을 들어 입을 가리고 있다. 김 대표 옆의 서청원 최고위원은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손을 들어 입을 가리고 있다. 김 대표 옆의 서청원 최고위원은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를 향해 겨눴던 사정의 칼날로 뒤통수를 맞는 격이 됐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의 파장이 2012년 여당의 대선자금 수사로 흐르게 되면서다.

새누리당에서는 검찰의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시작되면서 위기가 고조되는 것은 물론 향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 정부의 핵심 실세들이 대거 포함된 수사에서 누구 하나 불법 자금을 받은 증거가 드러나면, 여권은 거침없는 격랑에 휘말리게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레임덕 위기를 ‘자원외교 수사’로 돌파하려다 도리어 역풍을 맞았다” “친박계가 친이계를 치려다 부메랑을 맞았다”는 등의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연유로 비박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중도개혁 성향 모임의 뿌리인 미래연대, 수요모임, 민본21은 12일 회동에서 공개적인 당 쇄신과 노선 변화를 들고 나왔다. 정두언 의원은 “미증유의 메가톤급 부패 스캔들로 한국 보수의 봄날이 가고 있다”며 “중도혁신의 신보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원외교 수사를 “잘못하면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던 정병국 의원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체질 개선을 위한 정치개혁이 위기의 타개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는 몸을 낮출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친박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새누리당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노동계 현안에 대한 세미나 형태로 대규모 회동에 나섰지만 현안에 대해서는 ‘철저 함구’로 일관했다. 윤상현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질문에 “여기서 얘기할 것 아니다”고 선을 그었고 모임은 갖은 억측을 피하기 위해 1시간20분간 정책 세미나 전체를 공개리에 진행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선 긋기가 가속화하면서 자연스레 정계개편으로 이어지리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총선이 1년 남은 상황에서 당 전체가 떠내려갈 수도 있는 위기”라며 “인적 개편을 포함해 완전히 체질 개선을 하지 않으면 타개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수도권 중진 역시 “성완종 리스트의 파문이 자연스레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판”이라고 내다봤다. 중도개혁 세모임의 회동이 정계 개편의 동력이 될 가능성도 크다.

새누리당 일각에선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초ㆍ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는 이날 정기 회동에서 현ㆍ전 정권의 정경유착 의혹을 뿌리 뽑기 위해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반면 지도부는 특검 도입에 신중한 태도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수사가 우선’임을 명확히 한 뒤 “그럼에도 국민의 의심이 해소되지 않으면”이란 전제를 달아 특검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이번 사태가 여권의 친박 주류를 강타하고 있지만 여권의 비박계나 야당 역시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성 전 회장이 친이와 친박그룹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교류했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의 칼날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에서 두 번씩이나 특별사면을 받고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점을 들어 사정의 칼날이 친노와 친이를 향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검찰 주변에서도 “새누리당 대선자금 수사를 위해 경남기업의 회계장부를 들여다 보면 무엇이 튀어나올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 파다하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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