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희 기자

등록 : 2018.07.13 04:40

“열정ㆍ아이디어만 있어도 환영” 청년사업가 성공시대 길잡이로

등록 : 2018.07.13 04:40

[지역경제 르네상스] <42> 서울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

창업 지원사업 공모 선정 땐

임대보증금,인테리어 비용 등

구청,LH서 모두 지원

싼값에 회의실,세미나실도 이용

사업가들 교류,소통의 장으로

사회적경제기업 4년새 3배 늘어

지역주민에게도 센터 개방

음악회,뮤직 토크쇼 등 큰 호응

작년 1만2000여명이나 참여

“청년들은 열정은 있지만 돈이 없잖아요. 막막했던 상황에서 사회적경제마을센터가 돌파구가 돼줬어요.”

1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사회적경제마을센터에서 만난 청년사업가 박민수(26) 다정한마켓 대표는 6개월 전 인생의 변곡점을 만났다.1년 가까이 친구 2명과 함께 친환경 농가에서 나오는 잉여농산물을 가공해 반찬공장위탁사업을 해오던 그는 이 농산물로 반려견들의 수제 간식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맛과 영양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미관상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친환경 농산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경기 여주 지역 농가들을 돌아다니며 주인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거래처를 뚫는 등 바쁘게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박씨가 이처럼 열정적으로 사업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서대문구의 청년창업 지원사업공모에 선정됐기 때문이었다. 그는 “청년사업가들은 아이디어가 아무리 뛰어나도 사무실 임대보증금 내기도 벅찬 것이 현실”이라며 “사회적경제마을센터 입주가 확정되면서 초기자본에 대한 걱정을 덜게 돼 마음껏 사업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임대보증금 지원 등을 받아 올해 2월 사회적경제마을센터 1층에 ‘로렌츠’라는 상호로 상점을 오픈 했다.

지난해 6월 개소한 서울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 전경. 1층 청년상가, 2층 사회적경제기업 입주공간, 3층 세미나실, 4층 주민커뮤니티 공간으로 구성된 사회적경제마을센터는 지역경제와 구내 사회적기업 활성화에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 제공

지난해 6월 개소한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가 지역 사회적경제기업과 예비창업자들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LH가좌행복주택 단지 내에 지상 4층 규모(전용면적 1,128㎡)로 지어진 사회적경제마을센터는 ▦1층 청년상가 ▦2층 사회적경제기업 입주공간 ▦3층 세미나실 ▦4층 주민소통공간으로 꾸며졌다.

1층에 위치한 6개 상가에는 박씨와 같은 청년사업가들이 자리를 잡았다. 프라모델ㆍ피규어 판매ㆍ제작하는 ‘딩크빌런’, 수제간식을 파는 ‘삐삐롱스’, 공유부엌 컨셉트의 모임공간 ‘모두막’ 등 청년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모여 상권을 이뤘다. 이들은 모두 구청과 LH로부터 임대보증금, 임차료, 인테리어비용 등을 지원받았다. 박씨가 운영 중인 로렌츠는 임대보증금 1,400만원을 구청과 LH로부터 각각 50%씩 지원받았다. 또 인테리어 비용 2,700만원도 구청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그는 “사회적경제마을센터에서 사업기반을 잡은 것이 다른 육성사업에도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SK행복나래사업 등 다양한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청년사업가들도 비슷한 수준의 지원을 받으며 사업을 확장시켜가고 있다. 프라모델 판매와 공방을 겸하고 있는 딩크빌런의 조남현(35) 대표 역시 “올해 2월 상점을 오픈 한 후 현재까지 매출이 10배 가까이 뛰었다”며 “원래 오후 9시에 상점 문을 닫기로 했는데, 최근 찾은 이들이 늘어나 마감시간을 오후 10시로 한 시간 연장할 정도”라고 밝혔다.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 1층 청년상가에 입주한 공유부엌 컨셉트의 모임공간 ‘모두막’.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 제공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는 비단 청년사업가들에게만 문을 열어둔 것은 아니다. 해마다 늘어가는 지역내 사회적경제기업을 입주시키고 이들에게 소통의 장을 만들어주는 등 지역경제의 구심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 서대문구 내 사회적경제기업은 ▦2014년 66개 ▦2015년 88개 ▦2016년 116개 ▦2017년 160개 ▦2018년(7월 기준) 169개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경제기업이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을 포용할 물리적 공간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사회적경제마을센터가 좋은 대안이 됐다. 현재 사회적경제마을센터 2층에는 9개 사회적기업, 11개 협동조합, 1개 사단법인, 28개 예비창업팀이 입주해있다.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콘텐츠를 제작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예비사회적기업 ‘명랑캠페인’도 사회적마을경제센터 2층에 입주한 기업 중 하나다. 양천구에 사무실을 뒀던 오호진(44) 명랑캠페인 대표는 “사회적경제마을센터은 사무공간 외에도 회의실, 세미나실 등 부대시설이 완벽하게 준비돼 있어 사무실을 이전하게 됐다”며 “시민연극교실 등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데 3층 세미나실을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각종 모임과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경제마을센터 개소는 입주기업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명랑캠페인은 서대문구로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도시재생 희망지 운영ㆍ지원단체’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도시재생 희망지 운영사업이란 도시재생을 시작하기 전에 주민커뮤니티를 구성해 주민들이 어떤 방식으로 재생을 원하는 지 알아가는 단계를 의미한다. 오 대표는 “평소 시민을 대상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토대로 1년간 도시재생 희망지인 홍제동 주민들과 소통했고, 올해 서울시에 도시재생 사업을 정식으로 신청했다”고 밝혔다.

도시재생 희망지 운영ㆍ지원 단체로 활동 중인 ‘명랑캠페인’의 오호진(두 번째 줄 왼쪽 첫 번쨰) 대표가 올 겨울 도시재생 희망지인 홍제동 주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명랑캠페인 제공

사회적경제마을센터는 3층 세미나실과 4층 커뮤니티 라운지 등을 주민들에게 오픈해 지역주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22인, 14인, 18인을 수용할 수 있는 각기 다른 규모의 세미나실 3곳과 라운지 등으로 구성된 3층에서는 ▦그림 읽어주는 음악회 ▦어린이 판화 체험 ▦뮤직 토크쇼 ▦가족 목공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개소 이후 300여명이던 한 달 이용객이 지난해 6월 2,000명을 넘어서는 등 지난해 총 1만2,357명의 주민이 사회적경제마을센터를 찾았다. 올해는 7월 현재까지 5,720명의 주민들이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곳은 또 사회적경제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들에게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한다. 12일 오후에도 100여명의 사회적경제기업 대표들이 3층 대회의실과 라운지에 마련된 12개의 테이블 오가며 서로의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사업 관련 정책아이디어를 논의했다.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를 찾은 100여명의 사회적경제기업 사업가들이 사업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서대문구청 제공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지역 내 사회적경제기업들이 교류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며 “향후 사회적경제마을센터 맞은편에 협동조합형 마트 개발을 추진하는 등 지역경제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 한국일보] 김문중 기자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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