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행사 천국 경주시, 실속 없는 예산 낭비

알림

행사 천국 경주시, 실속 없는 예산 낭비

입력
2017.06.27 18:00
0 0

예산 5000만원 이상 행사만 연간 45건

69억 5000만 원 투입 불구 효과 미지수

재탕 삼탕에다 내용도 엇비슷한 때문

철저한 성과분석 기반 선택과 집중 절실

신라소리축제 에밀레전
신라소리축제 에밀레전

관광도시 경주의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경주시 등의 지원을 받아 열리는 각종 행사 중 상당수가 이렇다 할 효과를 내지 못한 채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철저한 성과분석을 통해 효용성이 없는 행사는 과감히 정리하고, 유망한 축제는 지원을 늘리는 등 선택과 집중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올해 경주시에서 5,000만 원 이상 예산이 들어가는 행사는 45건으로, 총 행사비는 69억 5,000만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행사의 상당수가 엇비슷한 규모와 내용이어서 개최 목적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나눠먹기식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지역의 한 문화기획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행사들에 이같이 많은 혈세를 쓰고 있는 사실은 타 지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드문 사례로 굳이 필요없는 행사나 전시성 행사는 과감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마다 7월 말쯤 7000만 원 안팎을 들여 양북면 봉길리 해변에서 열리는 문무대왕 실경 뮤지컬인 만파식적은 동네잔치나 마찬가지다. 관람객이 거의 없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말이 무색하다. 객석을 모두 비워놓을 수 없어 경주시는 공무원들을 대거 동원해 자리를 채우는 법석을 떨었다.

경주엑스포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창작오페라 신라향가 죽지랑은 2년 전 관객들의 외면으로 동원관객에 의존한 데 이어 올해도 1억6,000만 원을 제작지원비로 투입키로 해 실효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효과 없는 유사행사가 난무하는 것은 선거 때 표심을 의식한 퍼주기 행정 탓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일각에선 행사의 배후에 선거캠프나 사조직 관계자가 직간접적으로 연루됐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어디에서 이런 행사를 열겠다고 하면 시에서 무작정 외면하기 쉽지 않다 보니 엇비슷한 내용이 같은 시기에 열리기도 한다”며 “행사 수를 줄이더라도 지역민들에게 이색적인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외지 관광객들도 일부러 찾아올만한 수준 높은 행사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문화관광도시의 특성상 타 지역에 비해 문화행사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같은 행사 하나하나가 타 지역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경주 홍보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