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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1억원 넘는데…운전 재미ㆍ편의성 등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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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1억원 넘는데…운전 재미ㆍ편의성 등 아쉽네

입력
2017.06.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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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옵션 달면 1억3500만원

주행모드 세 가지로 단순하고

스포츠 모드에서 역동성 못 느껴

주행 중 터치스크린 조작도 불편

테슬라 '모델S 90D'. 테슬라 제공
테슬라 '모델S 90D'. 테슬라 제공

테슬라 전기차 모델 ‘S 90D’의 국내 시판가격은 1억3,560만원(풀옵션)에 달한다. 하지만 차량을 시승한 후 주행성능과 안전성, 조작 편의성 등의 면에서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수준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다. 2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테슬라 매장에서 출발해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을 거치는 코스로 90D를 몰아봤다.

우선 주행성능 면에서 90D는 최근 출시된 기아차의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3.3 GTㆍ4,880만원)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어 실망감이 들었다. 정지상태에서부터 100% 토크를 발휘해 튕기듯 질주해나가는 90D의 퍼포먼스 능력은 분명 탁월했다. 하지만 도로에서 스팅어를 능가할 만큼 가속 성능과 코너링을 보여주는 건 아니었다. 90D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이르는 시간)은 4.4초로 스팅어 4.9초와 비슷하다.

90D의 주행모드는 ‘표준’과 ‘컴포트’ ‘스포츠’ 단 세 가지다. 스팅어가 스마트ㆍ에코ㆍ컴포트ㆍ스포츠ㆍ커스텀 등 5가지를 제공하는 것과 비교할 때 90D의 경우 주행모드가 단순해 고객들이 누릴 수 있는 운전의 재미가 줄었다. 특히 스팅어의 경우 컴포트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차량 RPM이 순간 솟으면서 패밀리 세단에서 스포츠 카로 확실히 변신한다. 반면 90D는 고속 주행 시 안전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핸들링이 조금 무거워지는 것 외에 특별한 변화가 감지 되지 않았다. 엔진 음과 가속 소음이 없는 90D의 정숙성 또한 한국지엠 전기차 ‘볼트 EV’(2,700만원)에서 이미 경험했기 때문인지 새롭지 않았다.

전기차 특유의 편의성과 디자인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90D 차량 내부에 들어 앉으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이 운전석 오른쪽에 자리잡은 17인치 대형 터치 스크린이다. 테슬라는 이곳에서 주행모드와 선루프, 에어컨, 열선 등 모든 시스템 조작이 가능하도록 설정해 놓았다. 하지만 주행 중 터치스크린 조작을 시도할 경우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들었다. 터치스크린에서 일일이 작은 아이콘들을 확인하고 클릭해야 해서 운전 중 전방을 주시하기가 쉽지 않아 아찔한 순간이 많았다. 주요 기능을 핸들에 달린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게 해놓았지만 정작 가장 많이 활용하는 주행모드는 터치스크린에서만 조작이 가능했다.

다만 90D의 지상고(바닥과 차량 하부의 간격)를 4단계(낮음ㆍ표준ㆍ높음ㆍ매우 높음)로 터치스크린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은 신선했다. 비포장도로나 장애물이 나타났을 경우 차량의 지상고를 높여 차체에 주는 충격을 막고 고속도로에선 반대로 차체를 낮춰 고속주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버튼을 높음으로 설정하자 차체 앞부분이 불쑥 솟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테슬라는 현재 90D의 사전계약 대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지난 20일 열린 90D의 첫 차량 인도 행사에선 고객들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행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자동차업체들이 보통 사전계약 대수를 공개하고 고객에 대한 첫 차량 인도 식을 대대적으로 치러 판매 흥행몰이 전략으로 쓰는 것과 대조적이어서 의구심을 낳고 있다. 테슬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전계약 판매 대수가 적으면 향후 판매량이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성능에 대한 의구심 속에 1억원이 넘는 테슬라 90D가 몇몇 부자의 ‘친환경 자랑거리’에 머무르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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