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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

입력
2017.06.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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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6.12

한 동남아시아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 ilo.org
한 동남아시아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 ilo.org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인류는 5~17세 아동 1억6,800만 명을 노동자로 부려먹고 있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만 보면 전체 아동 10명 중 한 명(9.3%),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경우에는 5명 중 한 명(21%) 꼴이다. 그들 중 절반 이상인 8,500만 명은 길거리 구걸에서부터 매매춘과 전쟁 등 최악의 위험하고 비인도적인 일에 투입된다. 약 9,800만 명이 농업 부문에서 일하고, 서비스업(5,400만 명)과 영세 제조업(1,200만 명)이 뒤를 잇는다. 그들 중 약 25%가 여성(소녀)이다. 아동노동은 교육과 건강, 여가 등 기본적인 자유권을 침해 당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비인도적이다. 하지만 상당수는 강제노동과 마약 운반 등 불법 활동에 내몰리고 있다.

ILO는 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2년부터 매년 6월 12일을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로 제정했다. 다양한 국제 행사와 함께 각국 정부를 설득하고, 기업ㆍ단체를 상대로 캠페인을 벌인다. ILO 협약 제138조는 '최저연령 협약(1973년)'에서 고용 최저연령을 15세 미만으로 정했으나, 제182조(1999년) '가혹한 형태의 아동노동금지'항목을 추가해 18세 미만 아동에 대해 가혹한 형태의 아동노동(노예제, 매춘, 마약 밀매, 무력 분쟁 등)을 금지하도록 규정하였다.

물론 아동노동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ILO가 파악한 바, 2014년 현재 2,100만 명이 강제노동(사실상 노예)의 희생자다. 그 중 1,140만 명이 여성과 소녀이고, 450만 명이 성 노예로 착취 당한다. 국가 권력(반군 포함)에 의해 부려지는 이도 200만 명이 넘는다. 강제노동에 가장 취약한 이들이 물론 아동이고, 다음이 이주 노동자와 원주민이다.

조지 오웰은 어딘가에 ‘우리가 직접 악을 행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우리 대신 악을 행해주는 누군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의미의 글을 남겼다. 우리가 지금 입은 면 셔츠는 우즈베키스탄 어린이들이 수확한 목화를 원료로 동남아시아 아이들이 재봉틀로 지은 옷일 지 모른다. 미국의 경우 매년 약 1,500억 달러 규모의 부가 그러한 불법 강제노동을 통해 산출되고, 그 과실을 지금 미국인과 세계인이 누리고 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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