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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 넘어 세계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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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 넘어 세계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입력
2018.04.24 15:2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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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8년 공백… 개봉 앞두고 기대감”

유아인ㆍ스티븐 연ㆍ전종서 등 출연

“감독님과의 작업 감동” 한목소리

그림 1 24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버닝’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스티븐 연(왼쪽부터)과 전종서, 유아인, 이창동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림 1 24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버닝’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스티븐 연(왼쪽부터)과 전종서, 유아인, 이창동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에게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모양입니다. 가능하면 나이를 잊고 지내려 했습니다.”

2010년 영화 ‘시’ 이후 8년간 스크린을 떠나 있던 이창동(64) 감독이 새 영화 ‘버닝’으로 돌아왔다. 24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열린 ‘버닝’ 제작보고회에서 이 감독은 “8년 공백이 실감나지 않는다”면서도 “개봉을 앞두니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한다”고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다. ‘버닝’은 다음달 17일부터 국내 관객을 만난다.

이 감독의 복귀 무대는 다음달 열리는 제71회 칸국제영화제다. 경쟁부문에 초청돼 황금종려상(최고상) 트로피에 도전한다. 지난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연출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이 감독은 세계 영화계의 환대 속에 명예롭게 돌아오게 됐다.

이 감독은 특히 칸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2000년 ‘박하사탕’이 감독주간에 초청된 이후 20003년 비평가주간 초청작 ‘오아시스’와 2007년 전도연에게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안긴 ‘밀양’, 2010년 각본상 수상작인 ‘시’에 이어서 ‘버닝’까지 다섯 번 초청장을 받았다. 이 감독은 “칸영화제는 우리 영화를 알리고 평가받는 데 가장 효과적인 자리라 생각한다”며 “좋은 기회가 주어져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칸영화제가 아니어도 ‘버닝’은 일찌감치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혀 왔다. 유통회사에서 일하는 청년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친구 해미(전종서)의 소개로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인기 배우 유아인과 신예 배우 전종서,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와 영화 ‘옥자’로 유명한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이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 감독은 “청춘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하면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규정할 수 있으나 그에 머물지 않고 세계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시키려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아울러 “감독이 현장을 통제하기보다 누군가의 의지와 개입 없이도 영화 자체가 스스로 모습을 갖춰가는 작업이 되길 원했다”며 “배우들이 굉장히 어려운 연기를 잘 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보탰다.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이야기 토대로 삼는다. 무라카미의 소설은 국내에 많이 소개됐지만 이 소설은 그리 유명하지는 않다. 이 감독은 “소설의 플롯과 기본 줄거리가 영화 ‘시’ 이후로 고민해 온 문제들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어 영화화를 결심했다”며 “소설에서 이야기를 가져오되 소설과는 별개로 영화만의 고민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이 감독과의 작업을 꿈꿔왔다고 입을 모았다. 전종서는 “이제야 이 감독님 영화에 출연했다는 사실이 실감난다”며 목소리를 떨었고, 유아인은 “어릴 때부터 감독님 영화에 출연할 날을 아주 달가운 마음으로 기다려왔다”며 기쁘게 웃음 지었다. 지난해 출연한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이 감독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던 스티븐 연은 “감독님과의 작업은 마치 운명처럼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경험이었다”며 “감독님이 보여준 신뢰가 배우를 자유롭게 해줬고 큰 감동을 안겼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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