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도 부실 출석 의혹
교육부가 ‘비선 실세’ 최순실(60)씨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점 특혜 의혹에 휩싸인 이화여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시작했다. 정씨 입학 취소 등의 처분만 내리고 최씨 개입 여부 등은 파헤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교육부는 감사요원 12명이 31일~11월 11일 이화여대에서 정씨와 체육특기자들의 입시 및 학사관리 실태를 조사하는 특별감사를 실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정씨와 관련해선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대상에 승마를 포함시킨 점 ▦원서마감일 이후 획득한 금메달이 입시 서류평가에 반영된 점 ▦국제대회 출전 학생의 출석을 인정하도록 학칙을 개정한 점 ▦부실한 리포트를 내고도 학점을 받은 점 등을 살필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선 최경희 전 총장이나 최씨에 대한 대면조사는 정해진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감사결과 부정이 발견되면 교육부는 ▦정씨 입학취소 ▦연루된 교수들 징계를 이화여대에 요구할 수 있다. 정씨가 다시 승마를 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3월 정부가 발표한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근절 대책’은 입학비리에 한 번이라도 연루되면 학생선수를 영구 제명하는 퇴출 조항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화여대는 비리 정도에 따라 총 정원의 10% 이내 정원 감축, 지원 사업 중단 또는 삭감 등의 징계를 받게 된다. 다만 영구 제명과 정원 감축은 해당 대책이 정씨 입학 이후 발표된 걸 감안하면 소급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최씨가 실제 관련 부정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 등 종합적인 사실 관계를 감사만으로 낱낱이 밝히기엔 역부족이라는 견해가 많다. 수도권의 한 대학 교수는 “학부모가 자녀의 입시 및 학사관리 과정에서 학교 측에 압력을 가하거나 서류를 위조했다면 공무집행방해에 해당돼 고발이나 수사의뢰를 해야 하지만, 감사가 지닌 한계상 외부 압력은 밝혀낼 수 없을 것”이라며 “관련자를 징계하고 정씨 입학취소를 요구한다 정도로 끝날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국정감사 때 의원들이 감사를 촉구했음에도 교육부가 계속 시간만 끌어온 것을 보면 사실관계를 파헤칠 의지가 없어 보인다”라며 “감사 결과도 ‘학사관리에 미비점이 있었다’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씨가 중학교 때도 제대로 출석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씨는 선화예술학교(중학교 과정) 3학년이던 2011년도에 총 수업일수 205일 중 86일만 출석했다. 질병결석 22일, 질병조퇴 46일, 질병지각 6일, 질병결과(수업에 빠짐)가 3일이었고, 승마대회 출전을 이유로 42일은 공결(출석 인정 결석) 처리됐다. 송 의원은 “중학교 때도 출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전면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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