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과목 1개 이상 선택 의무화
2018년 시행 계획… 공시족 술렁
9급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이 이르면 2018년부터 전문성을 강화하는 형식으로 변경된다. 혼란을 막기 위해 제도 변경 후 시행까지 유예기간을 둔다는 입장이지만 지금보다 까다로워질 제도 변경예고에 시험 준비생들은 벌써부터 술렁이는 모습이다.
인사혁신처는 9급 공무원 공채 시험과목에 직렬별로 전문과목이 최소 1과목 이상 반드시 포함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2016년 업무계획’을 26일 청와대에 보고했다.
업무계획에 따르면 향후 9급 공채 시험과목은 총 5개 과목 가운데 국어와 영어, 한국사를 3개의 필수과목으로 구성하는 기본 틀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러나 수험생들이 선택과목을 고를 때 고등학교 과목(사회ㆍ과학ㆍ수학)과 직렬별 전문과목 중 임의로 2개를 고르는 현행 방식에서 탈피, 직렬별 전문과목을 1개 이상을 의무적으로 선택하도록 바뀐다. 이를테면 세무직의 경우 세법개론과 회계학 중 1과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상당수 수험생들이 선택과목으로 전문과목보다 상대적으로 익숙한 고등학교 과목만 택해 최근 신규 공무원들의 직무 전문성이 크게 하락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9급 세무직의 경우 필기시험 합격자 2,075명 가운데 1,569명(75.6%)이 전문과목인 세법개론이나 회계학을 선택하지 않았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시험과목 개편방안 확정 후에 2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시행할 계획인 만큼 수험생들의 혼선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시족(공무원시험준비생)과 노량진 학원가는 관련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부터 술렁였다. 특히 인문계열 전공 대학생 및 졸업자 등 직무 전문성과 관련 없이 시험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더했다.
9급 세무직 공무원을 준비중인 정원호(24)씨는 “제도가 바뀌어 최소 1개 과목을 다시 공부해야 한다면 사실상 시험준비를 새로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문과목을 전공하지 않은 수험생들은 제도 변경 전에 합격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1.6대 1의 평균경쟁률을 보인 9급 국가공무원 시험의 경우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일반 행정직은 258.4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일반 세무직은 30.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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