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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누구를 위한 국회냐"... 박 대통령 연일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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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누구를 위한 국회냐"... 박 대통령 연일 작심 비판

입력
2015.12.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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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8일 또다시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국회냐”며 여의도에 불만을 터뜨렸다. 전날 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노동개혁 5법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압박한 데 이어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또다시 경고를 보낸 것이다. 정권 차원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4대 개혁을 달성하기 위한 조급증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호통은 도를 지나쳤다는 비판이 여권 내에서도 비등하다.

“네 탓”이라는 대통령의 호통 정치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회’, ‘정치권’을 17번이나 거론하며 의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가 명분과 이념의 프레임에 갇힌 채 기득권 집단의 대리인이 됐다”며 “말로는 일자리 창출을 외치면서도 행동은 정반대로 노동개혁 입법을 무산시킨다면 국민의 열망은 실망과 분노가 되어 되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야당을 겨냥해 선거 심판론도 다시 제기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할 수 있는 것도 안 하면서 비판만 하면 무슨 힘으로 우리가 경제를 살릴 수가 있겠느냐”며 “지금 정치권에서 온통 선거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데 이런 모습을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고 선거에서 선택을 하는 것도 우리 국민”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 동안 많은 국가들이 위기가 눈앞에 닥친 뒤 혹독한 대가를 치르며 개혁에 나서거나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하다 개혁 시기를 놓쳐 국민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면서 사라지는 모습을 봐왔다”며 “낡은 노동시장 구조를 고집하면서 개혁을 거부하는 것은 청년들과 나라의 미래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국회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국회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의 남은 하루만이라도 정치적인 논란을 내려놓고 여야가 처리하기로 약속한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이 전날 여당 지도부를 불러 경제 관련 법안의 처리를 당부한 것도 사실은 야당을 겨냥한 발언이었지만 이날은 노골적으로 야당을 압박했다.

“소통 대신 또다시 국회 겨냥 호통 ”

국무회의를 이용한 대통령의 ‘호통정치’는 처음이 아니다. 올 들어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잇달아 정치권을 도마에 올리면서 의회에 뿌리 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국회는 제쳐두고 국민을 상대로 직접 호소하고 정치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새누리당 관계자 역시 “의회 민주주의를 인정하지 않은 채 국회를 그저 복종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복종하지 않으니 호통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야당을 상대로 설득과 대화에 나서지 않고 호통으로 일관하는 태도는 국회에 대한 불신을 넘은 무시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야의 타협과 협상에 의한 ‘과정의 정치’는 안중에 없는 발언이라는 비판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박 대통령은 입법부는 행정부의 보조기구로 생각하는 행정독주적 사고를 하고 있는 듯하다”며 “정치권은 나쁘고 자신은 옳다는 프레임을 반복적으로 국민에게 각인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무리수는 4대 개혁을 달성해야 한다는 조급증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박 대통령의 거듭된 요구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민을 위한다면 (직권상정을) 하리라 본다”며 직권상정 압박으로 보조를 맞췄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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