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주 기자

등록 : 2018.08.10 20:00
수정 : 2018.08.10 20:55

미국 무차별 경제 제재로 신흥국 흔들... 달러화 '나홀로 강세'

등록 : 2018.08.10 20:00
수정 : 2018.08.10 20:55

원ㆍ달러 환율은 11.7원 급등

9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외환거래시장에 미국 달러 대비 터키 리라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스탄불=EPA·연합뉴스

미국이 각종 경제 제재로 신흥국을 뒤흔들며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과 신흥국 통화 가치는 급락하고 있는 반면 달러화는 ‘나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터키 리라화 환율은 이날 한국시간 오후 3시30분 기준 전날보다 7% 넘게 상승한 달러당 5.87리라에 거래됐다. 장중 한 때는 13.5% 급등한 6.30리라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리라화 가치는 연초 대비 55.7% 폭락, 역대 최저치로 평가 절하됐다. 터키는 최근 스파이 혐의로 억류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룬슨 석방과 이란제재 불참 등을 두고 미국 정부와 외교 갈등이 깊은 상태다.

터키발(發) 금융불안은 유로화로도 전이됐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유럽중앙은행(ECB) 산하 단일은행감독기구(SSM) 관계자 발언을 인용, “스페인 BBVA, 프랑스 BNP파리바 등 터키에 투자를 많이 한 일부 유럽 은행들이 리라화 급락에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보도한 뒤 달러ㆍ유로 환율도 유로당 1.1432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 대비 달러가 1.15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만이다.

유로화 가치 급락은 아시아 시장도 뒤흔들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무려 11.7원 급등한 1,128.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달 24일(1,135.2원) 이후 최고치다.

러시아 금융시장 역시 미국의 경제 제재에 출렁였다. 미국 국무부가 러시아의 이중 스파이 독살 혐의를 비난하며 안보 기술 관련 수출을 금지하는 등 제재 방침을 발표하자 러시아 루블화 환율은 2016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달러당 66.69루블로 치솟았다. 연초 대비 가치가 16.4% 하락한 셈이다. 러시아 정부가 “보복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맞서면서 향후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비라즈 페텔 ING 외환 전략가는 “정치적 이슈로 글로벌 외환시장이 단기적으로 큰 혼란을 빚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달러는 강세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6.09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올해 추가로 2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하는 등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서만 4.6% 상승했다. 이날 미 노동부의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21만3,000명으로 월가 예상치(22만명)를 밑돈 점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경제가 나 홀로 독주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갈등이 달러 강세와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을 점점 더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를 진정시켜줄 재료가 없어 당분간 현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신흥국발 금융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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