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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엄친딸’ 조윤선과 나경원

입력
2016.12.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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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나경원 의원. 새누리당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이자 성공한 여성의 길을 걸어온 ‘엄친딸’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동료이자 라이벌로 서울대 2년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재학 시절‘퀸’으로 소문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정계 입문도 2002년 이회창 대선 후보 대변인과 법률특보로 함께 발탁됐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 후 다른 길을 걸어왔다. 비박계인 나 의원은 이명박정부 때 두각을 나타낸 반면, 조 장관은 박근혜정부에서 탄탄대로를 달려왔다.

▦ 정치적 행보는 나 의원이 치고 나가면 조 장관이 따라잡는 모양새였다. 판사 출신으로 2004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나 의원은 당 대변인과 최고위원, 여성의원으로는 첫 외교통일상임위원장까지 꿰찼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해 한때 정치를 멀리 했다. 나 의원의 그늘에 가려 있던 조 장관은 2012년 박 대통령 캠프 대변인을 맡으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박근혜 정권의 첫 여성가족부 장관에 이어 여성 최초의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쳐 문체부 장관에까지 올라 ‘박의 여자’‘박근혜정부의 신데렐라’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 새누리당을 탈당해 개혁보수신당 소속이 된 이혜훈 의원이 조 장관과 나 의원을 동시에 저격했다. 최순실씨를 모른다는 조 장관에 대해 “최씨를 여왕님 모시듯 데려와 소개시켰다는 재벌 사모님들의 제보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조 장관은 이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원조 친박으로 동지였다 적으로 바뀐 두 사람의 관계도 화제가 됐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 당선 이후 경제민주화가 후퇴하자 등을 돌렸다. 지난 총선에서는 서울 서초갑 공천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상대였다.

▦ 이 의원은 새누리당 탈당 방침을 밝혔다가 번복한 나 의원에 대해서도 “원내대표가 못돼서 그런 것”이라는 핀잔 섞인 해석을 내놨다. 분개한 나 의원이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당 안팎에서는 비슷한 얘기가 잇따르고 있다. 정두언 전 의원은 “자리에 되게 애착이 많은 분”이라고 했고, 다른 의원은 “나 의원은 뭘 하든 원내대표 생각. 결론은 버킹엄(여왕)”이라고도 했다. 인연이 깊은 세 여인이 서로 날 선 비난을 퍼붓는 걸 보면 대선의 계절이 다가오긴 다가온 모양이다.

이충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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