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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결제시장 격변… 안정적 운영이 더 중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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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결제시장 격변… 안정적 운영이 더 중요한 때”

입력
2018.03.21 16:0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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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모 금융결제원장은 “신기술이 지급결제 시장 진화를 추동하고 있지만, 금융의 본질인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중개기관의 역할은 소멸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효진 기자
이흥모 금융결제원장은 “신기술이 지급결제 시장 진화를 추동하고 있지만, 금융의 본질인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중개기관의 역할은 소멸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효진 기자

“둑이 무너졌다.”

국가 기간(基幹) 금융전산망 운영 책임자인 이흥모(62) 금융결제원장은 지난 21일 이렇게 말했다. 금융기관과 국민의 자금 흐름을 잇는 지급결제망을 금융결제원이 독점 운영해온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pay)’로 불리는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독자적 지급결제망을 구축 중인 간편결제 서비스, 블록체인(분산원장 기술)을 위시해 기존 중앙집중형 지급결제망의 존립을 위협하는 신기술, 핵심 사업인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 움직임을 그는 금융결제원이 직면한 ‘큰 도전’으로 꼽았다.

이 원장은 그러나 “선후가 바뀌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혁신적 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지급결제망의 안정적 운영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는 “금융결제원 시스템을 이용하는 금융거래가 하루 평균 3,600만건, 금액으로 99조원에 달한다”며 “조금의 차질만 생겨도 일반 국민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출신인 이 원장은 금융시장국장, 해외조사실장, 발권국장, 부총재보 등 한은 내 요직을 거쳐 2016년 4월 취임했다. 다음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금융결제원 본부에서 만난 이 원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2년을 맞는다. 대표적 성과를 소개한다면.

“자금이체, 지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포함한 금융결제원 서비스는 워낙 생활에 밀착돼 있어 국민들이 제공 기관을 인식하지 못한 채 이용한다. 최근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은 서비스로는 계좌통합 관리와 생체(바이오)정보 인증이 있다. 스마트폰에 ‘어카운트 인포’ 앱을 설치하면 은행권에 개설한 계좌 및 잔고 내역을 한눈에 파악하고 불필요한 계좌를 은행 방문 없이 해지할 수 있다. 생체정보 인증은 금융 소비자가 지문, 홍채 등 고유 생체정보를 통해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해킹 우려에 대비해 금융결제원과 금융사가 생체정보 절반씩 분산 보관하는데, 은행 카드 보험 등 69개 회사가 이용하고 있다.”

-지급결제가 경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광군제(중국 최대 온라인 할인 행사)를 생각해보라. 알리바바가 구축한 결제시스템을 통해 11월11일 단 하루 동안 10조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소비자가 대금을 결제하는 게 편리하니 막대한 경제 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다. ‘계산대 없는 매장’을 표방하는 아마존고도 그런 예다. 긴 줄을 서서 구매해야 하는 불편을 지급결제 혁신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

-지급결제 시장이 격변하는 양상이다.

“국내만 봐도 지난해 각종 ‘페이’를 통한 간편결제를 통해 40조원의 거래가 일어났다. 간편결제는 금융결제원 전산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규모가 커지면 타격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 역시 위협적이다. 금융결제원과 같은 허브(중심축)를 거치지 않고 거래자끼리 지급결제가 가능하다. 다만 모든 기술이 그렇듯 초반의 과도한 기대가 걷혀야 진짜 쓸모가 드러나게 된다. 시장 동향 파악차 매년 국제 지급결제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는데, 재작년만 해도 블록체인이 흥분과 기대 속에 각광을 받았는데 지난해엔 눈에 띄게 관심이 줄었다.”

-금융결제원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빅데이터 활용에 중점을 두고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소비자들이 ATM을 이용하면 금융결제원에 관련 데이터가 쌓이는데, 이를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에 활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업에 접목하거나 자체 개발하기 위한 별도 조직도 만들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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