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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매력 실종+CG 엉성... ‘하백의 신부’ 부진 이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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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매력 실종+CG 엉성... ‘하백의 신부’ 부진 이유 있네

입력
2017.07.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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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하백의 신부'는 부진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tvN 방송화면 캡처
tvN 드라마 '하백의 신부'는 부진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tvN 방송화면 캡처

판타지 로맨스는 이제 약발을 다 한 것일까. ‘부진의 늪’에 빠진 tvN 드라마를 구해낼 야심작으로 기대를 모은 tvN 드라마 ‘하백의 신부’가 시청률 2~3%대를 벗어나지 못하며 표류 중이다.

‘하백의 신부’는 로맨틱 코미디에 판타지를 가미해 tvN의 대표작 ‘쓸쓸하고 찬란하신(神)-도깨비’(‘도깨비’)의 성공을 이어갈 드라마로 주목을 받았다. 동명의 인기 만화를 밑그림 삼아 원작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원작을 지나치게 변형한데다 컴퓨터그래픽(CG)이 어색해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이 쏟아졌고 시청자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지난 3일 시청률 3.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으로 시작한 ‘하백의 신부’는 10일 3화에선 시청률이 2.9%로 떨어졌고, 24일 7화 방송에서 2.8%의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2~3%대 시청률에 머물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아까워서 못 버린, 유행 지난 티셔츠 같은 작품”(윤**), “캐릭터에 지나치게 변형을 가하니 재미 요소가 다 사라졌다”(권**) 등 드라마의 전개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원작 ‘하백의 신부’의 주요 배경은 신의 나라인 수국이다. 여주인공 소아가 마을 사람들에 의해 물의 신 하백에게 제물로 바쳐져 그의 신부가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주인공이 신의 나라인 수국에 가는 원작과 달리, 드라마는 하백이 현대 인간들의 세계로 넘어온다. 상상의 나라인 수국을 드라마 장면으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연출을 맡은 김병수 PD는 지난달 27일 제작발표회에서 “수국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 하는 드라마를 만들 바에는 현실적인 드라마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tvN 드라마 ‘하백의 신부’는 어색한 분장과 CG로 혹평 받았다. tvN 방송화면 캡처
tvN 드라마 ‘하백의 신부’는 어색한 분장과 CG로 혹평 받았다. tvN 방송화면 캡처

그래서였을까. 방영 초 잠깐 등장한 수국은 동양적인 배경이었던 원작과 다르다. 이집트 문화를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의상과 가발은 한국 배우들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수국의 배경이나 신들이 초능력을 발휘하는 장면 등에 쓰인 CG는 기술적 한계를 감안하고 보더라도 몰입을 크게 떨어트릴 정도로 허술하다. 현대 세계에서 하백(남주혁)과 소아(신세경)가 멧돼지에게서 도망치는 장면 역시 어색한 CG로 긴박감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르 특성상 원작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드라마 ‘미생’(2014)은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와 이야기 구조로 원작과 드라마의 연결이 매끄럽게 이어졌다. 캐릭터마다 원작과는 다른 성격을 녹여내 더욱 생생하고 공감 가는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반면 ‘하백의 신부’는 판타지를 화면에 그대로 보여주기 어렵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는 실사로 표현해야 하므로 판타지 요소를 그대로 살리기 힘들다”며 “제작진도 원작 그대로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대폭 각색을 해 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내용을 과하게 변형하면서 원작의 개성과 재미를 잃게 됐다. 원작에서 차가운 카리스마를 발산한 물의 신 하백은 드라마에서 신의 능력을 잃은 허당기 어린 캐릭터로 바뀌었다. 주인공을 원작과 전혀 다른 인물로 그리면서 코미디 요소를 강화했지만, 원작의 진중하고 애틋한 사랑이야기는 사라지고 가벼운 코미디만 남았다. 정덕현 평론가는 “원작 팬들이 좋아했던 흥행 요소는 살리면서 드라마 장르에 맞춘 새로운 요소들을 가미해야 한다”며 “만화, 웹툰과 드라마의 매체 특성이 다르므로 형식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매체 특성에 맞게 변화의 수위를 조절하고 가감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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