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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라이프]전세계에 부는 ‘플라잉 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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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라이프]전세계에 부는 ‘플라잉 카’ 열풍

입력
2017.05.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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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회사인 팔-V(PAL-V)의 플라잉 카 '리버티 파이어니어'. 도로 주행을 할 때의 모습(오른쪽)과 비행을 위해 헬리콥터 날개를 폈을 때의 모습.
네덜란드 회사인 팔-V(PAL-V)의 플라잉 카 '리버티 파이어니어'. 도로 주행을 할 때의 모습(오른쪽)과 비행을 위해 헬리콥터 날개를 폈을 때의 모습.
이탈리아 자동차디자인 전문기업 ‘이탈디자인’의 플라잉 카 '팝업'. 위에서부터 비행을 위한 드론과 승객이 타는 캡슐,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모듈. 팝업은 승객이 타는 캡슐을 무인기 또는 전기차 모듈과 자유롭게 결합하는 방식으로 최적의 교통 코스를 제공한다. 이탈디자인 제공
이탈리아 자동차디자인 전문기업 ‘이탈디자인’의 플라잉 카 '팝업'. 위에서부터 비행을 위한 드론과 승객이 타는 캡슐,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모듈. 팝업은 승객이 타는 캡슐을 무인기 또는 전기차 모듈과 자유롭게 결합하는 방식으로 최적의 교통 코스를 제공한다. 이탈디자인 제공
미국 테라푸지아의 플라잉 카 'TF-X' 개념도. 테라푸지아 제공
미국 테라푸지아의 플라잉 카 'TF-X' 개념도. 테라푸지아 제공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자동차를 넘어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플라잉 카’(Flying car) 개발 열풍이 전세계에 불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최첨단 기술만을 조합해야 하는 플라잉 카는 도심의 교통혼잡과 정체 등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미래 자동차로 주목 받고 있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하고 운전조작도 간단해 출퇴근길에 도로가 막히면 공중으로 차량을 띄워 언제든 도시 위를 날아갈 수 있는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이런 플라잉 카의 특징을 ‘지상 주행이 가능한 소형 비행기’와 구분해 자동차 운전면허증으로 간편하게 조종할 수 있으면서도, 도로주행(시속 240~320㎞)과 공중비행(거리 1,300㎞ 이상)이 모두 가능한 5인승 이하 자동차로 정의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과 유럽, 미국 등이 앞다퉈 플라잉 카 개발에 돌입해 오는 2020년이면 도시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 최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자동차는 최근 2020년 개최되는 도쿄올림픽 전까지 플라잉 카 상용화를 목표로 일본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프로젝트팀 ‘카티베이터’에 4,000만엔(약 4억원)을 우선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자동차와 항공회사, 벤처기업 등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이 퇴근 후 모여 근근이 개발해온 플라잉 카 프로젝트에 도요타자동차가 직접 투자하기로 결정한 건 향후 본격적인 개발 착수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카티베이터가 개발 중인 플라잉 카는 지상 10m 높이에서 시속 100㎞로 비행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카티베이터 측은 “플라잉 카를 이용해 도쿄올림픽 성화대에 불을 점화할 계획”이라며 “내년에 프로토타입 모델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선 벌써 상업용 플라잉카가 쏟아지고 있다. 슬로바키아 기업인 에어로모빌은 지난달 모나코에서 개최된 럭셔리 슈퍼카 전시 행사인 ‘탑 마르케스’에서 동명의 플라잉 카인 ‘에어로모빌’을 공개했다. 에어로모빌은 평상시에 도로를 달리다 공중 비행으로 전환하면 마치 곤충처럼 차량 안에 접혀 있던 날개가 양쪽으로 펴지는 식이다. 자동차에서 날개를 펴는데 약 3분 밖에 걸리지 않아 기존의 컨버터블 모델에서 차량 천장을 열고 오픈카의 매력을 누렸듯이 이제는 같은 시간에 비행기로 변신하는 묘미를 맛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2인승인 에어로모빌은 도로에서는 최고 시속 160㎞, 하늘에서는 시속 250㎞에서 750㎞까지 낼 수 있다. 가격은 130만~160만달러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로모빌의 유라이 바출리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해 2020년에 완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플라잉 카를 이용하면 도로 기반이 취약한 지역에서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회사인 팔-V(PAL-V)는 지난 2월 자체 개발한 플라잉 카 ‘리버티 파이어니어’의 사전 주문을 받으면서 세계에서 첫 번째로 상업용 플라잉카를 판매하는 기업이 됐다. 자동차와 헬리콥터를 결합한 모습인 리버티 파이어니어는 최고 주행속도 시속 180㎞, 비행속도 160㎞로 출시 예정 연도는 2020년이다. 이탈리아의 자동차디자인 전문기업인 ‘이탈디자인’과 유럽의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는 지난 3월 열린 ‘2017 제네바 모터쇼’에서 3단으로 분리, 합체될 수 있는 대중교통용 플라잉 카 ‘팝업’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팝업은 승객이 타는 ‘캡슐’ 부분을,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차와 비행을 위한 무인기(드론)에 각각 결합하고 분리하면서 지상과 공중 모두를 자유롭게 이동하기 위한 개념으로 제작됐다. 한적한 도시에서는 전기차로 주행하다가 복잡한 도심에 도착하면 전기차를 떼어내고, 8개의 프로펠러를 탑재한 드론과 결합해 하늘을 나는 식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팝업은 미래에 나타날 공유형 대중교통 플랫폼의 한 청사진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탑승자에게 도로와 하늘을 넘나드는 최적화된 교통 코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플라잉 카는 2003년부터 정부 지원 아래 본격 개발돼왔다. 미 정부는 2005년 차세대교통시스템연구소를 설립해 기업들의 플라잉 카 개발을 위한 고속도로 시험주행 인증 면제 등 제도 정비에 집중해왔다. 이에 따라 미 매사추세츠 공대(MIT) 출신 엔지니어들이 2006년 설립한 ‘테라푸지아’는 2009년 2인승 플라잉 카 ‘더 트랜지션’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테라푸지아는 2020년에 더 트랜지션(대당 약 30만달러)을 출시할 예정이다. 테라푸지아는 또한 향후 10년 안에 가격이 저렴한 일반 판매용(대당 20만달러)으로 4인승 플라잉 카 ‘TF-X’도 출시할 계획이다. TF-X는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것은 물론 일반 차량과 똑 같은 주차공간에 주차가 가능하도록 소형화한다는 구상이어서 플라잉 카의 대중화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2010년 설립된 미국 스타트업 ‘지닷에어로’는 정보통신(IT) 기업인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로부터 무려 1억 달러를 투자받아 전기 배터리로 작동하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플라잉 카를 개발 중이다.

다만 플라잉 카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안전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 2015년 5월에는 에어로모빌의 플라잉 카가 시험 비행 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 사고 예방에서 운전자에겐 안전띠가 필요하지만 플라잉 카에선 낙하산이 필요하다”며 “플라잉 카 사고는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안전대책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슬로바키아 기업인 에어로모빌의 플라잉 카 '에어로모빌' 프로토타입. AP
슬로바키아 기업인 에어로모빌의 플라잉 카 '에어로모빌' 프로토타입. AP
슬로바키아 기업인 에어로모빌의 플라잉 카 '에어로모빌' 프로토타입이 날개를 폈을 때의 모습. AP
슬로바키아 기업인 에어로모빌의 플라잉 카 '에어로모빌' 프로토타입이 날개를 폈을 때의 모습.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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