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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우리 뿌리는 농촌”…12년째 병원 가기 힘든 농민들 찾는 농협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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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우리 뿌리는 농촌”…12년째 병원 가기 힘든 농민들 찾는 농협생명

입력
2017.09.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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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NH농협생명에 입사한 황준원(30)씨는 매달 한번 농촌 초등학교의 선생님으로 변신한다. 농협생명이 운영하는 ‘모두레 어린이 경제·금융교실’의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막내란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참여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한다. 아이들이 금융에 조금씩 친숙해지는 걸 보며 적지 않은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초등학교 1~3학년인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금융을 가르치는 게 쉽지는 않았다. 황씨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금융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주요 나라의 화폐로 돈의 개념이나 화폐의 발달 과정을 가르치는 식이다. 황씨는 “매달 아이들을 만나 소통하다 보니 지금은 정도 많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교육 봉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보험회사로 거듭난 NH농협생명의 뿌리는 농업협동조합이다. 조합원을 상대로 보험상품을 팔며 성장했다. 때문에 농협생명은 농촌 조합원에서 시작된 조직의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 사회 공헌 활동도 농촌에 도움이 되는 쪽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다. 농협생명의 가장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농촌순회 무료진료 프로그램이다. 도시에서 떨어져 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은 아무래도 몸이 아플 때 도시인들 만큼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한 사회공헌 활동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농입인들은 농협보험을 제외한 다른 보험사에선 위험직군으로 분류될 만큼 사고 발생률이 높다”며 “특히 농민 중에선 도시의 상급의료기관까지 가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보니 아파도 참는 경우가 많아 농촌순회 무료진료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2006년 서울대 병원과 손잡고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어느덧 12년차에 접어들었다. 내과, 안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등 총 8개 과목의 전문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무료로 진료를 해준다. 진료소를 찾은 농업인들은 1인당 3개 과목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단순히 진찰만 해주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결과 안내와 처방까지 원스톱으로 해준다. 상비약 세트는 무료로 나눠준다. 매월 2박 3일간 진행되는 농촌 순회 무료 진료는 해를 거듭할수록 종합병원 수준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진료 대상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촌순회 무료진료 과정에서 병을 알게 돼 큰 위기를 넘긴 사례도 많다. 2014년 한 농업인은 안과 진료를 받던 중 각막이상이 발견됐다. 조금만 늦었어도 자칫 시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었다. 진료 과정에서 초기 난소암 진단을 받은 사례도 있다. 이 환자는 농협생명으로부터 치료비와 수술비까지 지원받아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농협생명은 무료진료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16억원의 지원금을 내놨다. 덕분에 15만4,000여명의 농업인이 혜택을 받았다. 농협생명은 진료용 차량 5대도 기증했는데, 이 중 2대는 북한으로 보내졌다.

서울대병원 전문의에게 배우는 ‘건강 강좌’도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지난해부턴 농사일에 지친 농업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와 손잡고 ‘장수사진 무료촬영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전문사진작가와 스타일리스트가 함께 해 서비스 수준을 높였는데, 농업인들의 호응도가 상당히 높다.

그래도 직원들의 참여가 가장 많은 건 단연 농촌일손돕기다. 지난해 임직원들이 자원봉사에 참가한 시간은 1만2,800여 시간에 달한다. 이 중 60%는 농촌 일손 돕기에 사용됐다. 농협생명은 많은 직원들이 농촌 일손 돕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경비도 지원해주고 있다.

지난해부턴 범농협 차원에서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캠페인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서기봉 농협생명 사장은 경기 여주시 강천면 도전리의 명예이장이다. 봉사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기 위해 임직원을 명예이장 등으로 임명하는 것이다. 서 사장은 도전리의 명예이장으로 일손 돕기에 나서는 건 물론 마을지원물품 기증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농협생명은 또 모두레 어린이 경제교실을 통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22회에 걸쳐 3,6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금융을 가르쳤다. 올해는 70회 동안 1,8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금융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농민들의 경제적 주수입원인 농·축산물의 가격안정도 돕고 있다. 이를 위해 2013년부터 총 1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다. 가격이 폭락한 농·축산물이 제값에 팔릴 수 있도록 농협생명이 직접 사들이거나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는 식이다. 사들인 농축산물은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한다. 서 사장은 “앞으로도 농협생명의 뿌리를 잊지 않고 농촌·농업인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최선을 다해 사회공헌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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