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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는 점점 외면 받는데… 잘 나가는 미국산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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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는 점점 외면 받는데… 잘 나가는 미국산 쇠고기

입력
2018.02.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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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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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와 미국산 쇠고기 소비자가격차 추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한우와 미국산 쇠고기 소비자가격차 추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16만8,000톤을 기록, 전체 수입산 쇠고기 비중의 48.9%를 차지했다.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산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은 2003년 이후 14년 만이다. 2008년 광우병 파동에 힘입어 세를 불려온 ‘절대강자’ 호주산(15만톤ㆍ43.5%)을 꺾은 셈이다. 설 연휴가 시작됐지만 한우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육류 시장의 입지를 넓혀갈수록 한우의 생산과 소비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1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의 ‘2018 농업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쇠고기 자급률은 41.0%를 기록했다. 수입산이 한우보다 훨씬 더 많이 팔린다는 이야기다. 쇠고기 자급률은 2013년(50.1%)에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2013년 10.3㎏에서 11.5㎏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국산 쇠고기 소비량은 260㎏에서 239㎏로 줄어들었다. 반면 수입 소비량은 259㎏에서 344㎏까지 늘었다. 농경연이 소비자 6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미국산 쇠고기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소비자도 2013년 51.6%에서 지난해 65.9%까지 확대됐다.

저렴한 대체제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한우와 수입산 쇠고기의 가격차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우 1등급 갈비의 소비자 가격은 100g 당 5,107원으로,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미국산 냉장 갈비살 가격도 비슷하게 오르긴 했지만 100g 당 2,787원으로, 한우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한우 소비를 늘리기 위한 자구책을 고심하고 있다. 비인기 부위를 활용한 간편식 상품을 개발하고, 청탁금지법 가액 기준(10만원)에 맞는 소포장ㆍ실속형 선물세트 브랜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수입산 쇠고기의 국내 시장 공략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쇠고기 수출은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132만톤으로 전망된다. 호주의 쇠고기 생산 여건도 개선돼, 5.2% 증가한 153만톤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환율과 수입단가 하락도 쇠고기 수입 증가를 촉진시킬 것이라는 게 농경연의 분석이다. 농경연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관세율이 2019년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18.6%(현행 21.3%)로 낮아진 뒤 2026년에는 완전 철폐된다“며 “관세 인하로 미국산 쇠고기의 가격 경쟁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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