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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트럼프 “철강 관세 얘기에 한국 정신 줄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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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트럼프 “철강 관세 얘기에 한국 정신 줄 놔”

입력
2018.04.13 18: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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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해결엔 한중 앞세우고

무역 압력으로 실리 챙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농업을 주축으로 하는 주의 미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농업을 주축으로 하는 주의 미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상압박을 지렛대로, 북핵 문제 해결 중재자로서의 짐을 덜려는 이중전략을 노골화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안보 이슈인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최일선에 한국과 중국을 앞세우면서도, 양국 모두에게 강력한 통상압박을 가하는 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벌어진 한국 철강에 대한 25% 관세 부과 시도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유리하게 끌기 위한 치밀한 사전 전략이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및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역협상을 유리하게 끌기 위해서 몇몇 나라에 철강 관세를 부과했다”면서 “예컨대 한국은 철강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얘기를 듣자 완전히 정신 줄을 놓았다(crazy). 그래서 우리가 잘 협상(FTA 재협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과적으로 한미 FTA 재협상은 아주 잘 됐다, 우리가 해냈다”고 자랑했다. 당초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 한국산 철강에 관세 25%를 부과할 예정이었으나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부과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산 자동차 안전 기준 완화폭 확대, 연비 및 온실가스 기준 완화 기간 연장 등을 허용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실리를 챙기면서 협박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을 겨냥,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체결된 TPP를 거부하더니, 중국이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의 무역질서를 주도할 기미를 보이자 버린 카드를 다시 꺼내는 방법으로 견제에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백악관이 중국에 대한 무역압력을 가속화할 계획을 세웠다’는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TPP 가입국이 아닌 중국에 대한 도전 차원에서 TPP 재가입 검토를 결정했다”며 “이는 후보시절 공약을 뒤집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경고한 중국 수입품에 대한 1,000억달러 관세 부과 대상 품목도 이르면 다음주 발표될 예정이다. WSJ는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 미국 정부가 다음주 중 25% 대중 관세를 부과할 품목을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국 소비자들의 반발 때문에 의류, 휴대폰, 신발 등은 빠지겠지만, 소비재 일부는 포함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미 재무부도 미국 첨단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 합작투자, 라이선스계약 등을 불허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처럼 초강경 통상압박을 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중국의 대북압박 노력을 치하하는 이중성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미정상회담과 관련된 발언 도중, “중국이 북중 국경에서 (대북제재를 강화해) 우리를 매우 크게 도와주고 있다. 북핵 제거는 중국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들에게 매우 감사하다”며 중국을 치켜세웠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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