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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직장인 절반 “임금ㆍ보상 성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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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직장인 절반 “임금ㆍ보상 성차별”

입력
2018.06.19 04: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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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차별 경험 女 50% 男 26% 대부분 항목서 여성이 2배 높아 역차별은 남녀 인식 차이 12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여직원인데 잘 적응할 수 있겠어요?”

최근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화제가 되며 공유된 한 중견 증권사의 지난해 면접 기출 질문 중 하나다. 이 회사는 기업별 사내 문화에 대한 전ㆍ현직 직원들의 솔직한 평가를 모은 웹사이트에서도 ‘여성차별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채용 당시는 물론 입사한 후에도 보수나 승진, 회식 등에서 남성 중심적인 기업문화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직장 내 성차별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근로자 절반은 임금을 받을 때나 승진을 할 때 성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남성 근로자 10명 중 2명은 여성 우대로 인해 남성이 받는 ‘역차별’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18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7년 일ㆍ가정 양립 근로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남녀 근로자의 41.1%는 보상ㆍ임금과 관련해 직장 내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24.8%)보다 여성(57.4%)의 성차별 경험률이 2배 이상 높았다. 이는 전국 5인 이상 사업체에서 일하는 30~44세 근로자 1,000명(남녀 각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근로자들은 직장 내에서 보상ㆍ임금(41.1%), 승진ㆍ승급시(38.2%), 취업시(34.2%), 부서ㆍ업무 배치시(30.5%) 성차별을 경험하고 있었다. (중복응답 가능) 다만 성별을 나눠 보면 대부분의 항목에서 여성의 경험률이 남성보다 2배 가량 높았다. 승진시 성차별 경험률은 각각 여성 50.0%, 남성 26.5%였고, 취업 과정 성차별 경험률도 여성(46.4%)이 남성(22.0%)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기업규모별 성차별 경험률을 보면 상시 종사자가 100~299인 사업장(중소기업)이 300인 이상 사업장(대기업)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았다. 보상이나 임금의 경우 100~299인 사업장 종사자는 46.8%가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300인 이상 사업장은 33.5%만 동의했다. 승진이나 승급도 중소기업(44.6%)에 비해 대기업(34.3%)의 경험률이 낮았다. 업종은 도소매ㆍ숙박업(53.9%)과 건설업(42.6%), 직종은 사무직(46.7%)과 서비스ㆍ판매직(41.7%%)이 직장 내 성차별을 상대적으로 많이 겪고 있었다.

차별을 당한 이유는 주로 ‘남성 중심적 조직 문화(44.1%)’가 꼽혔지만 ‘여성우대 때문에 남성이 차별 받는다’는 답도 8.1% 나왔다. 특히 ‘역차별 경험’ 관련 문항은 성별을 나눠 살펴보면 남성(19.6%)의 동의율이 여성(1.6%)의 12배가 넘는 등 남녀간 인식 차가 컸다. 또한 역차별은 5~9인(5.9%), 10~29인(6.7%), 30~99인(9.0%), 100~299인(6.7%) 등 소규모 사업장보다 300인 이상 사업장(11.0%)에서 2배 가량 높게 인식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성차별을 뿌리 뽑기 위해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규제를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은밀한 차별’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여성 비율이 높아지자 합격자 비율을 정해놓고 점수를 조작한 금융권 채용 성차별이 뒤늦게 드러난 게 하나의 예다. 이번 연구를 맡은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결국 기업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라며 “기업의 인사팀이 법과 절차를 따져 남녀 모두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야 공정성 시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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