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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신용자 외면하는 은행권 신용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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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신용자 외면하는 은행권 신용대출

입력
2017.09.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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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상황’ 자료

2012년부터 11조7000억원 줄고

2금융권에선 17조원 늘어

인터넷은행마저 고신용자 편애

10단계의 신용등급 가운데 중간 부분(4~6등급)을 차지하고 있는 ‘중신용자’들이 저금리 은행권 신용대출에서 갈수록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이 지난 수년간 ‘안전한’ 고신용자(1~3등급) 대출에 집중한데다, 중금리 대출 확대를 표방하며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마저 고신용자 대출에만 ‘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상황’ 자료에 따르면 2분기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중신용자 신용대출 규모는 67조1,000억원으로, 전체 신용대출의 32.3%를 차지했다. 고신용자 대출(55.3%)보단 비중이 적지만 신용대출의 3분의 1 가량은 중신용자가 빌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 간 이들은 은행권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금융권 고신용자 신용대출이 50조3,000억원(연평균 11.2% 증가) 늘어나는 사이, 중신용자 신용대출은 10분의 1 수준인 5조9,000억원(연평균 1.9% 증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수요 급증과 위험(리스크) 관리 등을 이유로 중신용자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중신용자 신용대출 규모는 11조7,000억원이나 줄었는데, 그 결과 은행 신용대출의 고신용자 비중은 지난 6월말 기준 77.9%까지 치솟았다.

여기엔 올 들어 나란히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고신용자 편애도 한몫했다. 지난달말 기준 두 인터넷은행 대출에서 고신용자 비중은 무려 87.5%에 달했다. 인터넷은행 역시 안정적인 고신용자 대출에 치중한데다, “아직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정보 축적이 부족한 점도 대출 쏠림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대신 중신용자들은 2금융권으로 밀려났다. 같은 기간 2금융권의 중신용자 신용대출은 17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 6월말 기준 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의 중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각각 63.7%, 60.2%에 이르렀다. 은행권으로부터 대출수요가 이동한 영향이다.

중신용자들은 자연히 이전보다 높은 이자부담을 지게 됐다. 지난 6월 기준 중신용자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은행(5.8%)에 비해 2금융권(보험사 10.5%, 신용카드사 14.9%, 저축은행 21.4%, 대부업체 27.6%)이 훨씬 높다. 한은은 중신용자 신용대출의 74.2%가 금리 5∼20% 구간에 분포하고, 금리 20% 이상 대출도 13.5%나 된다고 밝혔다.

한편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이른바 ‘취약차주’의 부채는 지난 6월말 기준 8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신용 7∼10등급)이나 저소득(하위 30%)에 해당하는 대출자를 말한다.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는 전체 가계대출의 6.1% 수준으로, 상반기에만 1조9,000억원이 늘어났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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