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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자동차 현대사] 비운의 차 액티언

입력
2017.11.07 17: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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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2005년 10월 13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액티언을 발표했다. 가을볕이 완연한 야외무대에서 액티언이 탄생 신고를 했다. 무대에 오른 소진관 사장은 월 3,000대 판매를 장담했다.

2004년 10월, 중국 상하이기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지 꼭 1년 만에 나온 옥동자였다. 훗날 쌍용차의 기술만 빼먹고 철수해버렸다는 비난을 받지만, 당시만 해도 상해기차는 쌍용차의 구세주였다. 액티언은 쌍용차가 개발한 신형 2.0 커먼레일 디젤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31.6㎏/m의 성능으로 출시됐다. 판매가격은 1,741만~2,580만원이었다.

액티언은 두 가지 점에서 주목할 만한 차다. 이전 시대와 분명하게 선을 긋는 네이밍, 그리고 파격적인 스타일이다. 사륜구동을 갖춘 프레임 방식의 SUV에 쿠페 스타일의 루프라인을 적용한 획기적인 스타일로 큰 화제를 불러왔다. 쌍용차는 SUV가 아닌 SUC, 즉 ‘스포츠 유틸리티 쿠페’로 액티언을 정의했다. BMW의 쿠페형 SUV인 X6가 처음 발표된 게 2007년이었다. 이보다 2년 앞서 액티언이 만들어졌던 것. 그런 면에서 세계적으로도 의미가 큰 차였지만 이를 알아주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액티언, 그 이전에 카이런 등이 등장하면서 무쏘와 뉴 코란도 등 이전 세대 모델들의 이름은 순차적으로 폐기됐다. 쌍용차로선 힘든 과거를 지우고 새 출발 하는 의미를 담고 싶었을 것이다. 부도의 위기에서 대우그룹에 편입됐다 다시 계열 분리된 후 힘든 과정을 지나온 당시의 쌍용차로선, 상하이기차와 더불어 산뜻한 변신을 해야 했다.

하지만 무쏘와 코란도라는 이름을 버린 것은 결코 좋은 결정이 아니었다. 쌍용차가 오랜 시간을 두고 힘들게 쌓아놓은 브랜드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2005년 4월 단종된 코란도에 대한 아쉬움은 컸다. 고객들이 쌍용차를 직접 방문, 코란도 생산을 요구했을 정도다. 코란도를 버리고 액티언을 택했지만, 액티언은 코란도를 대신하지 못했다.

액티언의 운명은 상하이기차와 함께 한다. 상하이기차는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아, 결국 쌍용차는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2011년 3월 인도의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했다. 액티언은 그해 12월 단종됐다.

마힌드라의 쌍용차가 택한 첫차는 코란도C였다. 상하이기차가 버린 이름을 마힌드라가 되살린 것이다.

오토다이어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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