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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새 국무장관에 '대북 매파' 폼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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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새 국무장관에 '대북 매파' 폼페이오

입력
2018.03.14 04: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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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틸러슨 전격 경질

틸러슨과 북한 문제 등서 잦은 마찰

폼페이오 수시로 만나 현안 논의

북미회담 성사도 사실상 주도

“우린 항상 같은 주파수 맞춰 와”

CIA 국장엔 첫 여성…해스펠 내정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 EPA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내정했다. 새 CIA 국장에는 지나 해스펠 CIA 부국장이 내정됐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랫동안 의견 충돌을 빚었던 틸러슨 장관 대신 손발이 맞는 측근 인사를 앉혀 대북 협상을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폼페이오 국장이 우리의 새 국무장관이 될 것”이라며 “그는 멋지게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틸러슨 장관의 봉직에 감사한다”며 “지나 해스펠이 새 CIA 국장이 될 것”이라며 “첫 CIA 여성으로 선택됐다. 모두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오랫동안 대화를 해왔다. 이란 협상 등에서 의견이 맞지 않았다.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마이크 폼페이오의 경우 비슷한 사고 방식을 갖고 있다”며 국무장관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폼페이오 국장에 대해 “엄청난 에너지와 지성을 갖고 있다. 우리는 항상 같은 주파수를 맞춰왔다. 관계는 매우 좋다. 폼페이오는 진정 훌륭한 국무장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CIA 국장으로 재직하도록 한 데 이어 국무장관의 기회를 허락한 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며 “그의 리더십이 미국을 더 안전하게 해왔다. 그와 미국민을 대표해 미국을 더 번영토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국무장관 교체는 북미 정상회담이란 중대 현안을 앞두고 자신의 의중을 반영할 수 있는 인사를 전면에 내세운 성격이 강하다. 폼페이오 국장이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북미 정상회담 성사 과정을 주도해 와 오히려 대북 협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요청을 수락한 이튿날인 9일 틸러슨 장관에게 경질 의사를 통보했고 이에 당황한 틸러슨 장관이 아프리카 순방을 단축하고 워싱턴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안보팀의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교체를 결정했다고 백악관 관계자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북한 문제뿐만 아니라 이란 핵 협상을 비롯한 중동ㆍ러시아 문제 등을 두고 틸러슨 장관과 잦은 마찰을 빚어왔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이 너무 주류적인 사고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최근 북미 정상회담 결정 과정에서도 아프리카를 순방 중이던 틸러슨 장관은 소외돼 국무부 배제 논란이 일었다. 틸러슨 장관 역시 자신의 조언을 구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제의를 단번에 수락해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대북 문제는 폼페이오 국장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핫라인을 가동하며 북한의 정상회담 요청을 사전에 파악하는 등 대응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국장은 일일 정보 보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수시로 만나며 대북 문제를 비롯한 각종 현안을 논의해왔다. 그는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대화(정상회담)가 이뤄지는 데서 CIA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에 대한 정보 및 과거 북핵 협상 실패 사례 등을 브리핑해왔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폼페이오 국장은 사실상 북미정상회담 성사의 주역이라고 할 정도로 이번 과정을 주도한 인사”라며 “정상회담 준비과정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폼페이오 국장은 이란 핵 협상 등을 강력 비판해온 강경 보수 인사여서 대북 협상에서도 북한 비핵화를 강력히 압박하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정상회담 결정 이후 워싱턴 정가에선 북한에 이용당하는 졸속 회담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확산돼 왔다. 폼페이오 국장 내정은 이 같은 불만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의 성격도 담겼다는 관측이다.

미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기갑 장교로 걸프 전쟁에 참전한 군 출신인 폼페오 국장은 강경 보수주의의 티파티 소속으로 캔자스주 하원에서 4선에 성공한 뒤 트럼프 정부 들어 CIA 국장으로 발탁됐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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