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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황교안과 홍준표

입력
2017.03.0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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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홍준표 경남지사는 같은 검사 출신이지만 성격과 스타일이 판이하다. 사법시험 한 기수 차이인 두 사람은 첫 발령지인 청주지검에서 만나 1년 가량 함께 근무했다. 이후에는 ‘공안통’과 ‘강력통’으로 가는 길이 달랐다. 황 대행은 김현희 KAL기 폭파사건, 임수경 방북 등 굵직한 공안사건을 수사하며 ‘미스터 국가보안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반면 홍 지사는 슬롯머신 비리 수사와 조직폭력배 소탕 등으로 ‘모래시계 검사’로 불렸다. 30년간 검찰에 머무른 황교안은 법무장관을 거쳐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에 올랐고, 김영삼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홍준표는 4선 의원과 한나라당 대표, 재선 도지사가 됐다.

▦ 황 대행은 조용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고 동창인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로 기억했다. 친구들이 유신독재 반대를 외칠 때 학도호국단 연대장으로 교련복을 입고 다녔다니 짐작할 만하다. 홍 지사는 직설적이고 공격적이다. 거침 없는 언행과 돈키호테식 돌출행동으로 최근엔 ‘홍트럼프’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28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하고 문재인은 “자살한 대장의 비서실장”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 보수진영의 대선주자로 두 사람이 주목 받고 있다. 히든카드로 거론되며 1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던 황 대행이 주춤하는 사이 홍 지사가 3.6%로 뛰어오르며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적합도에서도 나란히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남이 고향이지만 대구에서 중ㆍ고교를 나온 홍 지사가 영남 보수층을 묶기에는 더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홍 지사는 황 대행에 대해 “관료와 정치인은 내공이 다르다”며 “출마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 자유한국당은 두 사람이 붙으면 대선 경선에 흥행이 일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황 대행 불출마에 대비해 홍 지사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홍 지사도 출마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궤멸 직전인 보수정당의 처지를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황 대행에게는 ‘박근혜의 공범’딱지가 붙어있고,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대법원 선고가 남아있다. 자기 혁신으로 거듭나야 할 보수진영에 이들은 희망이 아닌‘민폐주자’일 뿐이다. 이충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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