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채지선 기자

등록 : 2016.06.28 20:00
수정 : 2016.06.28 20:00

“처음엔 눈도 마주치지 않더니... 치매환자 밝아지는 모습 볼 때 뿌듯”

노인장기요양보험 체험수기 최우수상 전경영 보호사, 치매환자 증상 호전 과정 담아

등록 : 2016.06.28 20:00
수정 : 2016.06.28 20:00

제8회 노인장기요양보험 체험수기 및 사진 공모전 수상자들이 28일 충북 청주 KTX 오송역 컨퍼런스홀에서 개최된 시상식에서 수상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진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 윤명진씨, 수기 부문 최우수상 전경영씨, 김태백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 상임이사, 수기 부문 장려상 수상자 김현주씨, 수기 부문 장려상 수상자 이선이씨.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처음에는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수급자 가족들이 수급자의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보고 감사하다고 말할 때 큰 보람을 느끼죠.” 28일 충북 청주시 KTX 오송역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8회 노인장기요양보험 체험수기 및 사진 공모전’시상식에서 수기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서울종합간호요양센터 소속 요양보호사 전경영(55)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전씨는 체험수기에 자신보다 한 살 많은 치매 여성 A(56)씨를 만나 돌본 내용을 담아 감동을 선사했다.

전씨가 A씨를 만난 건 지난해 1월. A씨는 전씨가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치매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은 후 처음 만난 치매 환자였다. 물론 시작할 때에는 두려움이 앞섰다. 자신은 사교성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뜨개질이나 종이접기를 잘 하는 편도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와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노인들만 걸리는 병으로 생각했던 치매가 또래에게도 찾아오는 것을 보고 내 일 같이 여겨져 애착이 더 가기도 했다.

전씨는 일주일에 3번, 2시간씩 A씨 집을 방문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젓가락 콩 집기 등을 하게 했고, 햇볕이 좋은 날은 산책을 하며 집 주변을 기억하게 했다. “하루는 시장 구경을 하며 잡채 재료를 적어보게 하고, 잡채 만드는 순서를 나중에 떠올려보게 했는데 이틀 후 남편과 잡채를 해 먹었다고 자랑하더라고요.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느낌이었어요.”

전씨는 미술 전공자였던 A씨가 색칠하기 활동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이자 좀 더 난이도가 높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판단, 간호사인 센터장과 상의해 명화 색칠하기 프로그램을 추가하기도 했다. 숫자에 따라 색칠하다 보면 반 고흐의 명화가 완성되는 식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인데 A씨는 곧잘 해냈다. 작품을 완성한 뒤 가족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A씨는 전씨를 만나고 한층 밝아졌다. A씨가 다니는 병원의 주치의가 A씨를 보고는 ‘우울증 약을 끊어도 되겠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을 정도다. 전씨는 “처음에는 말을 걸어도 단답형으로 대답하고 눈도 잘 마주치지 않았다”며 “학습활동에 의지를 보이고 점차 밝아지는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모전 사진 부문에서는 인천 소재 효양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윤명진(32)씨가 촬영한 ‘여기라니까 글쎄!’라는 제목의 사진이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사진에는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이 취미활동으로 퍼즐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올해로 시행 8주년을 맞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 노인성 질병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신체ㆍ가사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일보는 노후 건강 증진과 생활 안정 지원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이 제도를 널리 알리고 노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보호사들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8회째 수기 및 사진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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