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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카톡 감청 시인 "올해 상반기만 61건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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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카톡 감청 시인 "올해 상반기만 61건 요청"

입력
2014.10.0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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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 모드' 연내 도입키로, 페북도 익명 메신저 개발 나서

검찰 등 수사기관의 검열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주에만 40만여명의 이용자를 잃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이 정보보호 기능 강화 대책을 내놓고 ‘사이버 망명’ 진화에 나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도 익명 메신저를 개발하는 등 전 세계에 보안 강화 바람이 불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8일 모든 대화내용이 암호화되는 비밀대화 기능과 수신확인 메시지 삭제 기능을 골자로 한 ‘프라이버시 모드’를 연내 카톡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법원 영장에 의한 감청 요청은 총 147건 있었다고 시인하고, 앞으로 수사당국의 정보요청 건수를 공개하는 ‘투명성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투명성 보고서는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이용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다음카카오는 이날 공식 블로그를 통해 “카톡에 대한 감청 요청은 2013년 86건, 2014년 상반기 61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실시간 검열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해명한 내용을 일주일 만에 뒤집은 것이다. 압수수색 영장 요청은 지난해 2,676건, 올 상반기 2,131건이 들어왔고, 압수수색 영장의 처리율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83.11%, 77.4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카카오는 논란이 계속 커지자 블로그와 카톡 공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는 한편 비밀대화 기능을 위한 ‘종단간 암호화’기술을 새롭게 적용하기로 했다. 이 기술은 암호화된 대화내용을 풀 수 있는 암호키가 개인 스마트폰에만 저장되는 것으로, 대화 당사자의 기기를 압수해 분석하지 않는 이상 서버에서 대화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다음카카오는 종단간 암호화를 우선 일대일 비밀대화방에 적용하고, 내년 3월까지 단체 비밀대화방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수신자가 확인한 메시지는 바로 서버에서 지워지는 수신확인 메시지 삭제 기능도 생긴다. 대화 송수신자가 모두 접속 상태인 경우에는 서버에 대화내용 자체를 저장하지 않는다.

이 같은 다음카카오의 정책 변경은 지난 한 주에만 한국인 가입자 150만명을 끌어 모은 독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대화내용의 종단간 암호화는 텔레그램이 강력한 보안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기술이다.

그간 다음카카오는 대화내용 보관 기간을 단축하면 여러 사람이 한 대화방에서 내용을 공유하기 어렵고, 여행이나 출장으로 확인 못 한 메시지는 영원히 볼 수 없게 돼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프라이버시 모드 도입을 꺼려 왔다. 하지만 지난주 대화내용의 서버 보관 기간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후에도 이용자들의 이탈이 잇따르자, 기존 방식을 완전히 버리고 개인 정보보호를 최우선으로 두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 같은 메신저 이용자의 정보보호 강화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익명으로 사용하는 모바일 메시지 응용 소프트웨어(앱)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앱은 한 이용자가 여러 개의 가명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주 중 출시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또 트위터는 7일 미국 정부의 이용자 정보 요청 관련 통계를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삭제 없이 발간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장을 미국 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 본원에 제출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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