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당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에게 대화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15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당시 회의장에서 고노 장관이 리 외무상을 짧은 시간 접촉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고노 장관이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뿐 아니라 일본인 납치문제를 포함한 포괄적 해결을 위해 2002년 북일 평양선언에 기초해 구체적 행동을 취하라고 요구하자 리 부상이 “대화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트럼프 미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인 아베 신조 총리에게 다리를 놔주는 ‘중재역할’을 요구한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리 외무상의 발언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북한이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 국제사회의 결속을 와해시키려는 전략으로 추정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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